북카페·갤러리 … 고양 화전역 지하보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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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경기도 고양시 화전역 지하보도의 ‘북카페’에서 한 시민이 커피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 고양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던 지하보도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속에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경기도 고양시 경의선 화전역의 지하보도는 하루 5000여 명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조명도 어둡고 바닥 곳곳에 습기가 차 있어 그동안 주민과 행인들의 불편이 컸다.

 하지만 고양시가 최근 이곳을 문화공간으로 꾸미기로 했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적극 동참하고 나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마을도로와 연결된 지하보도 입구는 화사한 조명이 비치는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화전동 역사를 소개하는 타일 그림과 동네 초등학교 학생들의 그림 130여 점도 전시됐다.

 지난 5일엔 지하보도의 넓은 공간에 북카페도 마련됐다. 인근 항공대의 이미지와 연관시켜 비행기 앞부분 모양으로 아담하게 꾸몄다. 이곳에선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거나 소파에 앉아 500여 권의 비치된 책을 읽을 수 있다. 바닥엔 대형 비행기 그림을 그려 포토존으로 조성했다.

소식을 접한 항공대 사진 동아리도 사진 작품 20여 점을 지하보도 벽면 곳곳에 전시했다. 또 프로젝터를 설치해 열차 이용객들과 주민들이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보며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했다.

 고양시는 200m 길이의 지하보도 개선 작업을 위해 도비 3억원과 시비 7억원을 투입했다. 시는 앞으로 매달 한 차례씩 신인 작가 초대전과 작은 음악회, 프리마켓 등 각종 문화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이로 인한 행사 수익과 북카페 수익금은 주민들에게 환원하고 일부는 지역사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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