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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순위폐지·전매 금지기간 연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부는 개포·과천아파트투기소동을 개기로 부동산투기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한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의 초점은 현재의 아파트분양제도를 악용해 프리미엄을 붙이고 이를 거래함으로써 투기를 조장하는 행위를 어떻게 없애느냐 하는 것.
건설부는 12월초 주택분양제도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검토되는 투기억제대책은▲0순위제도폐지▲투기지역고시▲아파트분양가격자율화▲복덕방허가제▲전매금지기간 연장 등이다.

<0순위 제도폐지>
0순위란 민영아파트를 분양 받으려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입주권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78년 부동산투기 때 인기아파트의 분양신청자가1백여 대 l이상이나 되는 과열을 보이자 분양질서를 잡기 위해 78년9월부터 시행됐다. 0순위는 2백만∼5백만 원의 주택청약예금을 들고 6회 이상 분양에 낙첨 돼야 비로소 딸 수 있고 그러면 저금액수에 따라 민영아파트의 최우선분양특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분양특권 때문에 투기가 조장되는 단점이 있다.0순위통장이 투기의 대상이 돼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최근에 이 웃돈이 예금액수에 따라 5백만∼1천만 원, 분양신청직전에는 2천5백만 원 까지 치솟았다. 이번 투기의 대상이 바로 이0순위 통장이었다.
따라서 투기를 없애기 위해 0순위제도를 바꾼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제도를 없애면 78년 때처럼 수천 명이 장사진을 치며 북새통을 벌이는 소동이 날 우려가 있다.
현재 0순위를 가진 사람은 5천명쯤 된다. 따라서 0순위를 줄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한번 모는 두 번 쯤 낙첨된 0순위를 1순위로 떨어뜨리는 방법, 0순위로 분양신청을 할수있는 기간을 6개월 정도로 설정해 그 기간 안에 당첨되지 않으면 저축한 돈을 되돌려주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있다.

<특정지역고시>
특정지역은 투기가 일 때 국세청장이 고시할 수 있다. 이것은 특정투기지역의 기준 시가를 높게 매겨 중과 세 함으로써 투기를 억제하는 방법이다.
특정지역으로 고시되면 매매실제가격을 기준으로 국세청장이 정하는 가격에 따라 과세된다. 일반적으로 보통 때 보다 3배쯤 많다.
이 제도는 78년 투기가 극에 달했을 때 한번 발동해 효과를 보았다.
특정지역고시는 약효가 너무 지나쳐 부동산경기를 죽여버리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될 수 있는 대로 투기지역고시는 안 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 분양가격 자율화>
아파트분양 값이 현실가격보다 싸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견지에서 분양가격을 실세화 한다는 방안이다.
민영아파트분양 값은 현재도 겉으로는 자율화되어있으나 실제로는 행정지도가격으로 묶여있다.
국민주택규모(25·7평 이하)는 평당1백5만원, 그 이상은 1백35만원이내에서 정하도록 돼있다. 그런데 행정지도가격을 풀어버리면 업자들이 값을 지나치게 올리거나 기존아파트값이 덩달아 오를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아파트분양가격을 자율화시키고 원가와 실제 거래가격의 차액을 세금 또는 국민주택기금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복덕방 허가제>
현재 복덕방은 동사무소에 신고만 하면 되게 돼있다. 이 때문에 많은 복덕방이 난립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난립을 막기 위해 아파트지구에서는 신고를 받아주지 않자 무신고복덕방이 판을 치게 됐다. 개포의 대부분이 무신고에 영업감찰도 없이 세금까지 포탈하고 있다.
복덕방허가제는 오래 전부터 연구돼 왔으나 그동안노인들이 복덕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회정책 적 측면에 밀려 덮여왔다.
따라서 이번에는 특별지역에 대해서는 허가제로 하고 나머지는 현행 따로 신고제를 두는 지역허가제가 검토되고 있다. 즉 개포와 과천만 허가제로 하는 경우, 강남만 하는 경우, 서울·금산 등 6대도시를 허가제로 하는 방안 등이다.

<전매기간연장>
현재의 공공주택전매금지기간은 준공필증 교부 10일 뒤(대체로 입주시기)부터 6개월 이내로 돼있다. 종전에는 l년6개월이었으나 주택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지난5월20일 6개월로 줄였다. 그러나 이번에 6개월이 너무 짧아 많은 사람이 전매했다는 이야기다.
공공주택 전매금지기간을 연장하려면 주택건설촉진법시행령만 고치면 된다. 정부는 이를 l년으로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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