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태풍 하구핏에 이재민 120만 명 발생, 피해현장 사진은…참혹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필리핀 태풍 하구핏’ [사진 트위터 David Y. Santos 계정 캡처]

필리핀 태풍 하구핏(Hagupit)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 머무는 한 트위터리안이 실시간으로 사진을 전송, 피해 상황을 알렸다.

트위터에서 데이비드 와이 산토스(David Y. Santos)라는 계정을 가진 이 사용자는 프로필을 통해 자신이 언론인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필리핀 타클로반 지역에 머물며 피해현장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지난 6일부터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타클로반 공항이 태풍으로 인해 피해를 입어 건물 일부가 부서진 모습, 불어난 물로 인해 위급상황에 처했던 시민이 구조되는 모습, 태풍이 지나간 거리의 모습 등 실시간으로 현지 모습을 전하고 있다. 타클로반은 지난해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앞서 필리핀은 지난해 초강력 태풍 하이옌으로 730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일부 피해 지역에는 무너지거나 파손된 건물들이 아직도 복구되지 않을 만큼 큰 피해를 입혔다.

한편 필리핀 당국은 태풍 하구핏이 중부 동사마르 주(州) 일대에 상륙한 다음 날인 7일부터 주변지역 공항 4∼5곳을 폐쇄했으며 현지 항공사들도 항공편 이착륙을 전면 중단했다. 필리핀 당국은 8일 하루 운항 예정이던 마닐라발~인천행 항공편 등 국제선 18편과 국내선 항공편 176편 등 모두 194편의 운항 역시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은 필리핀에 갇혀 귀국하지 못한 상태다. 이들 한국인 관광객들은 태풍 하구핏이 필리핀 중부지역에 상륙하기 전인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필리핀항공과 세부퍼시픽, 에어아시아 등 현지 항공사를 이용해 보라카이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필리핀에 발이 묶인 전체 한국인 수는 1000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자들은 현재 보라카이 지역에 갇힌 상태거나 육지에 있는 칼리보공항 주변 호텔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최소한 8명이 숨지고 1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일부 피해지역은 통신마저 끊겨 인명피해 집계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당초 ‘슈퍼 태풍’으로 분류됐던 필리핀 태풍 하구핏은 7일 마스바테 지역에 상륙하면서 2등급 태풍으로 세력이 약화했다. 기상 당국은 7일 오전 중심부 최대 풍속과 최대 순간 풍속이 각각 시속 160㎞와 195㎞였던 태풍이 현재는 각각 시속 140㎞와 170㎞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기상 여건이 부분적으로 나아지는 9일께 항공기의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보라카이 인근 칼리보 공항 주변의 기상 여건이 오는 9일에나 부분적으로 나아질 것으로 예보된 만큼 이르면 이때부터 귀국이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필리핀 전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발효했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들이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을 방문하지 말 것과 이미 동 지역에 체류 중일 경우에는 조속히 안전한 국가와 지역으로 철수할 것을 권고한다”고 요청했다. 앞서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최근 자체 사이트 공지문을 통해 하구핏이 6일 저녁 동사마르 지역에 상륙할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필리핀 태풍 하구핏’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