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대통령 하야" 주장…열린우리,강력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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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노무현 대통령이 "권력을 통째로 내놓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발언의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대통령 하야 발언이 나오는데 대해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제2의 탄핵 발언"이라면 발끈하고 있다.

◇"대통령 하야가 빠를수록 좋다"=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이한구 의원은 노 대통령의 전날 국민과의 대화 발언과 관련,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 "대통령 이 하야를 빨리 할수록 한국경제의 회생가능성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부동산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가격폭등의 원인을 엉터리로 진단하고, 남의 탓 타령만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이야말로 시장이 완전히 실패한 영역'이라면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유재산 원리.시장경제 원칙을 포기하면서 사회주의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냐. 참여정부처럼 저성장 기조하에서 부동산 가격을 급등시킨 역대정부가 있었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미래경제가 밝다'며 제시한 지표들은 미래성장 잠재력등과 관련이 없는 것"이라면서 "S&P의 국가신용등급, 외국환평형채의 가산금리 개선 등은 현재의 외환사정과 대외채무상환능력을 주로 반영한 것이지 미래 실물경제가 성장력, 산업안정성, 활력 측면에서 나아지고 있음을 나타내는게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노 대통령이 인용한 주가나 국제경쟁력 순위 등 지표에 대해서도 "사상최고의 주가지수를 보인 후에도 외환위기가 왔었고, 지금 주가도 심하게 양극화 돼 있다"면서 "IMD(국제경영개발연구원)의 국제경쟁력 순위도 국가간 상대적 평가이지, 미래 모습에 대한 절대적 평가가 아니며 더욱이 전반적인 국제경쟁력은 YS(김영삼)정권, DJ(김대중)정권보다 낮아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득분배 배율이 국제기준으로 보아 나쁘지 않다. 미국보다 낫다'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상향 평준화가 돼야 할 소득분배가 하향양극화되는 것을 바라보면서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주 좋게 말하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생각은 않고 가진 자로부터 빼앗아서 갖지 못한 계층에게 나눠주는 로빈훗 흉내내는 '포퓰리즘 정부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소수참여조직원과 추종자들끼기 나눠먹기 체제 구축과 유지에만 혈안이 된 '조폭 스타일,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참여정부를 규정했다.

이 의원은 "장기적으로 사회공동의 파이(국부)를 줄이고 징세기반을 축소시키면서도 재정지출 낭비벽을 못버려 결국 재정파탄과 국가부채를 급증시킬 '국민착취 예정정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노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시도 때도 없이 (대통령을) 못하겠다, 힘이 없다, 내놓겠다 이런 얘기를 왜 계속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경기도 부천 원미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천지역 당원교육간담회에서 "연정이 어떻고 선거제도가 어떻고 국민에게 관심도 없는 얘기만 (대통령으로부터) 계속 듣게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의원은 발언 책임을 져야한다"=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26일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실상 제2의 탄핵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한나라당과 이 의원은 엄정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지난 2년 반동안 끊임없이 대통령을 흔들고 국정의 발목을 잡아왔다"며 "이제 남은 2년반을 새롭게 출발하는 첫날 제2의 탄핵공세를 하는 것은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본 취지는 지역주의 극복을 통해 국민통합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대통령이 가리키는 달은 보지 않고 손가락만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센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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