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리 눈물이 나는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물질과 욕망만 추구해 왔던 삶이 죄송해집니다."(김지훈)

"네티즌들의 의견이 이리도 한결 같은 경우도 있군요…두 분 오래오래 서로를 위하며 행복하게 사세요."(나운엽)

"행복이 어디에 숨어 있느냐고 하셨지만 두 분 속에 행복이 있네요."(정혜승)

중앙일보 8일자 7면에 게재된 '장애 딸 50년째 돌보는 101살 엄마'이야기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사랑과 감동의 파문으로 번지고 있다.

취재기자의 e-메일과 인터넷 중앙일보인 조인스닷컴(www.joins.com), 박옥랑 할머니의 집에는 눈물.사랑.행복.감동.반성.성금 등의 단어들로 이어진 실명(實名)의 독자 편지.전화가 줄을 이었다.

두 아이의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흥우씨는 "'얄미운 행복'이란 시를 읽으니 그만 눈물이 나오네요. 아빠로서 힘을 내야겠습니다"라고 했고, 40대 중반의 이충일씨는 "말로만 효도하겠다고 되뇐 내 행동이 과연 진짜 효도였단 말인가"라며 반성했다.

또 서영화(61.충남 천안시 백석동)씨는 전화로 "돌아가신 내 부모님의 자식사랑도 그랬으리라 생각하니 절로 눈물이 납니다"라며 울먹였다.

성금을 전달하겠다는 글도 줄을 이었다. ID가 'OMar'라는 학생은 "돈 1만원이라도 들고 찾아뵙고 싶습니다"고 했고, 이탈리아 밀라노에 사는 조민상씨는 국내로 송금하겠다며 계좌번호를 문의했다.

자신도 박할머니와 비슷한 처지라는 네티즌(ID:Baek Young)은 "성금뿐 아니라 편지도 나누겠어요"라고 했다.

배승환씨는 "훈훈한 소식에 왜 이리 가슴 저밉니까"라며 "나도 몸이 불편하지만 어떻게든 도와드릴 생각"이라고 했다. 손성호씨는 "할머니의 은행 계좌번호를 공개했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이들 모녀에게 정부에서 매월 52만원을 지원한다는 내용과 관련해 송명훈씨는 "세금을 더 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며 정부.부유층의 관심을 촉구했다.

"여자가 어머니가 될 때 천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구자섭), "당신은 성녀(聖女)이십니다."(백경일), "너무나 헌신적이고 무조건의 사랑…그래서 다들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붉어지는가 봅니다."(강희래), "행복 속에는 아픔이 있다는 말이 떠오르네요."(정동식) 등 끝없이 이어지는 사연들.

광주시 우산동 박할머니 모녀가 사는 아파트에는 이날 서울과 전북 군산 등 전국 각지에서 "할머니 사후에 딸 의순씨를 돌봐주겠습니다"는 등의 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오고, 취재를 나온 신문.방송 기자들로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뤘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글도 있었다.

"정부 지원 한달 54만원…. 우리나라 사회복지 지원이 이런 수준이라니. 하긴 어차피 이 기사도 3일쯤 지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텐데…. 101세 어머니처럼."(김홍진)

※성금 입금 계좌=광주은행 120-122-046453, 예금주:박옥랑

광주=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