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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룡, 러시아 출장길에 경질 통보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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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관직 경질 통보를 해외 출장 중 전달받았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말했다.

 이 관계자는 5일 “유 전 장관이 공식 업무차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도착 첫날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측으로부터 ‘장관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장관이 해외 순방을 하고 있는 동안 대사관에서 외교 전문 형식을 빌려 장관직 경질을 통보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유 전 장관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국관광주간(6월 9~15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6월 12일 120여 명의 의료인 등을 이끌고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하지만 유 전 장관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다음날인 6월 13일 청와대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의 개각을 발표하며 정성근 당시 아리랑TV 사장을 새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문제는 정성근 후보자가 이후 한 달여 만에 국회 인사청문회 벽을 못 넘고 자진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7월 17일 후임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유 전 장관을 아예 면직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유 전 장관으로선 두 번에 걸쳐 모양새를 구긴 셈이다.

 당시 청와대가 면직 조치를 한 뒤 문체부는 “유 장관이 형식적인 절차에 얽매이는 걸 싫어해 별도의 이임식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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