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한국여인 천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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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강수연(29.삼성전자), 2위 장정, 3위 박희정(CJ)….

국내 여자골프 대회의 순위가 아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세이프웨이 클래식 최종 결과다. 4위는 김주미(하이마트), 5위는 임성아가 차지했다. 공동 10위를 한 한희원(휠라코리아)과 송아리(하이마트)까지 합치면 무려 7명의 한국 선수가 상위 10위 이내에 들었다. 한국 선수들이 LPGA를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여자골퍼들은 올 들어 LPGA 투어에서 벌써 5승을 거뒀다. 연말까지 10개 대회가 남아 있어 승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5월에 강지민(CJ)이 코닝 클래식에서 테이프를 끊자 김주연(KTF)이 6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이에 질세라 이미나는 같은 달 HSBC여자월드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고, 장정은 7월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바통을 이어받았다. 22일엔 강수연이 챔피언 트로피를 안았다. 올 들어 한국 여자골퍼들이 벌어들인 상금을 모두 합치면 773만 달러(약 89억원)나 된다. 100위권 이내의 성적을 올린 경우만 따져봐도 759만 달러(약 87억원)를 벌어들였다. 지난해 5승을 합작하며 831만 달러를 거둔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국가별로 상금 순위에서도 한국은 미국(1114만 달러)에 이어 당당히 2위를 달리고 있다. 아니카 소렌스탐을 앞세운 스웨덴이 318만 달러로 3위, 영국이 149만 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선수 가운데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장정이 99만 달러로 가장 높은 순위(5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박희정(CJ)이 7위, 이미나가 8위, 김주연이 10위에 랭크되는 등 한국 선수 4명이 올 시즌 상금랭킹 '톱10'에 올라 있다. 박세리(CJ).박지은(나이키골프).김미현(KTF) 등 '빅3'는 다소 부진한 편이다. 김미현이 25위(37만 달러), 지난해 상금랭킹 2위에 올랐던 박지은은 31만 달러로 33위다. 최악의 슬럼프에 빠진 박세리는 92위(6만2600달러)에 머물러 있다. 시즌 하반기에 '빅3'이 가세한다면 코리안 돌풍은'태풍'으로 변할 수도 있다.

현재 LPGA투어에서 풀시드권을 갖고 활약 중인 한국 선수(재미동포 포함)는 모두 26명. 조건부로 출전하고 있는 선수까지 합치면 30명 가까이 된다. 대회마다 140명 내외의 선수가 출전하는 것을 감안하면 4 ~ 5명의 선수 가운데 1명은 한국 출신인 셈이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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