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수정은 위험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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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학력고사에서 인문 혹은 자연계열에 응시한 수험생은 대학의 지원학과 또는 계열선택에서도 같은계열을 고수하는 것이 좋다.
83학년도 대입전형에서는 학력고사응시계열과 대학지원학과 또는 계열이 같을 경우 보너스로 더해주는 동일계열 수험생에 대한 가산점제도 적용대학이 전체의 60%가 넘는 59개대학으로 늘어난데다 가산점수도 대부분 문교부가 허용한 최대범위(10%)까지 주고있기 때문이다.
즉 궤도를 바꾸면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된다. 82학년도까지만해도 44개대학이 동일계 가산점제도를 적용했으나 대부분 자연계학과에만 그혜택을 줬다. 따라서 인문계열학과 지원에는 학력고사 인문계응시자나 자연계응시자가 같은 조건으로 경쟁할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입시에서는 인문계까지도 대부분 포함하고 있어 계열을 바꾸고 합격을 기대하기란 어렵게됐다.
더우기 고려대처럼 동일계지원자에 대해 학력고사 만점(3백40점)의 10%에 해당하는 34점을 일률적으로 가산해주는 경우 계열을 바꿔 지원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연세대·전남대·조선대·세종대도 학력고사취득점수에 관계없이 모든 동일계열 또는 자연계동일계열 지원자에게 30점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서울대둥 학력고사취득점수의 10%에 해당하는 가산점을 적용하는 32개대학도 3백점이상 고득점자가 계열을 바꾸면 30점이상을 손해보게된다. 학력고사결과 기대이상 또는 기대이하의 성적을 얻었다고 그 점수에 맞춰 지원학과를 즉흥적으로 고르는 일은 그만큼 위험부담이 따르게된다.
대학별 본고사가 없어진 뒤 치른 두번의 입시에서는 선시험-후지원이란 특징때문에 자신의 점수를 보고 지원학과를 고르는 수험생이 대부분이었고 심지어는 음악과지망생이 3백점 이상을 얻고는 공대를 지원하는 일도 없지않았다. 그러나 내년부터 그런 경우 대부분의 대학에서 30점이상을 동일계 지원자보다 손해보면서 경쟁해야한다는 사실을 주의해야한다.
가산점제도 적용대학이 늘어나는 추세는 현행 대학입학 전형제도가 계속되는한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보인다. 대학자체에서는 입학후 수학능력을 측정할 길이 없어 학력고사에서 인문·자연간의 다른 선택과목을 입학전형에 참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83학년도에 입시를 치르는 수험생은 물론 이미 지원한 학력고사응시계열을 따라 대학의 학과나 계열을 선택해야겠지만 앞으로 시험을 치를 예비수험생도 고교재학 때부터 계열을 신중하게 선택하고 중간에서 바꾸지않아도 되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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