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에 허덕이는 프랑스 가톨릭교회|연보헌금 잘안걷혀 성직자 생계 어려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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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가톨릭국가인 프랑스의 가톨릭교회가 재정난으로 허덕이고있다.
프랑스 주교단이 최근 발표한데 따르면 각 교구재원의 50∼60%를 차지하고있는 신도들의 연보현금이 수년전부터 인플레증가율을 따르지못해 재원이 날이 갈수록 고갈, 프랑스의 모든 성당이 파산상태에있다.
프랑스 주교회의장인 「장·빌네」대주교는 가톨릭교회의 재정난으로 교구와 본당성당의 살림이 어려울뿐 아니라 가톨릭운동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고 밝히고 신도들의 적극적인 헌금참여를 호스하기도앴다.
가톨릭교회의 살림은 신도들의 연보헌금·영세·결혼·장례의식때의 기타헌금으로 꾸려가지만 가장 중요한 연보헌금이 부진해 프랑스의 가톨릭 성직자들은 현재 사회당 정부가 법률로 정한 최저임금 2천9백프랑에도 못미치는 생계비로 어렵게 살고있다.
교구는 물론 주임사제·보좌신부·부속사제등 3만8천8백76명의 가톨릭성직자들은 현재 월 2천1백∼2천5백프랑정도를 받고있으며 각교구는 은퇴한 신부들에게도 월2천3백프랑씩을 지급하고 있다.
수도사나 수녀는 한달에 l천2백40프랑정도. 각교구의 연간예산은 약l천5백만프랑으로 이중 절반이상을 차지해야하는 연보헌금은 지역에 따라서 큰차이를 보이고 있다.
신자1인이 1년에 내는 연보헌금은 아네시 본당성당의 경우 평균 24·04프랑으로 가장 많고 마르세유본당은 4·11프랑에 불과하다. 전교구를 평균하면 1년에 12프랑(약l천4백원) 정도밖에 안된다.
가톨릭교회에 딸린 각종 부동산이 적지않지만 『교회부동산이란 모두가 공공목적을 위한 것으로 처분이 동결되어 있는데다 날이갈수록 유지비만 늘어갈뿐 「생산성」이 전혀없다』 고 주교단의 「레이몽·미셸」 사무차장은 말하고 있다.
그뿐아니라 각교구의 활동에 필요한 건물의 유지 보수비는 가장 큰 교회재정압박 요인이다.
그래서 프랑스가톨릭주교단은 연보헌금이 교회에 신도들이 내는 가장 중요한 헌금이 될것을 기대하면서 신도들의 적극적이고도 대대적인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이달말 루르르에서 열리는 연례주교회의에서도 재정난 문제가 가장 긴급한 안건으로 오를 예정이다. <파리=주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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