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제초제 보리차 사건' 고참에 맞은 신병이 범행

올해 6월 28일 인천시 강화군 동검도 모 해군기지에서 발생한 '제초제 보리차' 사건은 선임병의 구타에 격분한 해당 부대 신병이 선임병들을 골탕 먹이기 위해 꾸민 사건으로 밝혀졌다.

12일 해군에 따르면 이 부대 소속 이모(20) 이병은 사고 당일 오전 6시10분쯤 국가 게양식에 늦게 나왔다며 선임병인 임모 일병으로부터 뺨을 세 차례 얻어맞자 이에 격분, 부대 의무실에 보관돼 있던 제초제를 꺼내와 식당 내 밥솥과 물통.김치통 등 5곳에 뿌렸다.

사고 발생 20일 전 이 부대에 전입한 이 이병은 이전에도 선임병 네 명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구타와 욕설을 당해 온 것으로 해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하지만 이 이병은 다른 동료들도 탈이 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전 6시30분쯤 우연히 오염된 식수를 발견한 것처럼 취사병에게 보고했고, 이후 구체적인 확인작업에 들어간 부대원들이 밥솥 등에서도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발견하면서 대형 사고는 면했다.

해군은 "사건 발생 직후 이 이병은 구타당한 사실을 감추는 등 혐의를 강력 부인했지만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거짓 반응이 나오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밝혔다. 또 "당초 제초제가 섞인 보리차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던 조모 이병은 확인 결과 제초제가 전혀 섞이지 않은 보리차만 마셨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해군은 이 이병을 상해미수 혐의로 구속 수사키로 했다.

박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