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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운하」시대 3년안에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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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생활하수와 폐수로 버려진 강. 한강에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고 워커힐∼난지도 사이 90리 뱃길에 유람선과 바지선이 오르내린다. 강변 모래밭과 갈대숲을 따라 산책로가 나고 뱃길과 이웃한 풀숲 연못에 강태공들이 줄을 잇는다.
앞으로 3년. 86아시안게임이 열리기전에 생활하수와 폐수에 찌든 한강을 런던의 탬즈, 파리의 센과 같은 「물의 공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 한강종합개발계획의 내용이다.
그러나 이 계획에는 생태계의 변화에 대한 대책이 소홀함 등 문제점도 적지 않다.

<저수로(저수로)>
한강종합개발사업의 핵은 역시 저수로 공사.
이 사업은 한강하류 김포대교에서 천호대교부근 암사동까지 36km에 이르는 강바닥의 높낮이를 고르고 강폭을 좁혀 계절에 관계없이 늘 같은 양의 강물이 흐르도록 하는 직강(직강)공사.
저수로 공사는 서울∼단양사이 5백30리(2백12km)한강에 유람선과 바지선이 오르내리는 남한강 주운 개발계획에 따라 추진된다.
이 공사로 1천∼1천1백m에 이르는 강폭이 6백50∼9백m로 좁혀지고 깊이도 1∼4m에서 평균2·5m로 다듬어진다.
저수로공사는 하천공법의 일대 변혁이라는 것이 전문가(서울대 안수한 교수)의 평가.
지금까지는 일제때의 하천공법을 그대로 답습, 흡수로 모래·자갈이 쌓여 강바닥이 높아지면 제방을 더 높여 강물의 범람을 막아왔다.
그러나 저수로공법은 강바닥을 파내 물길을 바로잡는 적극적인 하천관리방법이며 일본 니이가따 시나노(신농)강이나 오오사까요도(정천)강도 이같은 공법으로 하천관리에 성공했다.
공사비는 10공구로 나누어 파내는 강바닥의 모래·자갈을 건축자재로 팔아 공사비로 충당한다.
이는 강바닥도 정비하고 공사비도 마련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겨냥한 것.
저수로 공사때 파내 건축자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골재는 모두 6천5백만입방m로 싯가 1천6백25억원어치로 공사비와 비슷하다.

<강남고속도로>
60, 70년대에 건설된 강남로는 2∼4차선으로 노폭이 좁아 차량체증이 심하다.
이 때문에 서울올림픽 때 폭주할 차량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6∼8차선 고속도로를 새로 건설, 공항로와 연결시킨다.
26km구간중 ▲제2한강교∼여의도까지 5·5km는 강변쪽으로 현 도로보다 약간 낮게 제방을 쌓아 폭22m의 4차선 도로를 만들고 ▲제l한강교∼국립묘지까지 3km는 고가도로형의 폭22m 4차선 도로를 건설한다.
특히 이 고가도로는 교각이 물속에 잠기는 장수다리로 동작대교 아래로 지나 통과한다. 길이가 현 한강다리중에서 가장 긴 반포대교(길이 1천4백90m)의 2배가 넘는다.
강변도로의 67%나 되는 국립묘지∼천호대교까지 17·5km는 강변쪽에 역시 제방을 쌓아 폭18m의 3차선을 만들고 폭18m의 기존도로를 일방통행 3차선으로 만들어 황복 6차선이 된다.
이와함께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수산시장 앞 ▲동작대교 등 세 곳에 입체교차로를 신설하고 반포대교를 비롯, 제3한강교·성수·영동·청담·잠실·천호대교 등 현재 7개소에 실치되어 있는 입체교차로를 개량, 기존도로와 신설도로를 연결시킨다.
국립묘지 앞의 동작교, 준실운동장 앞의 청담교와 성내교 옆에 같은 크기의 다리를 각각 새로 건설한다.
잠실운동장 앞 고수부지에는 4만대가 함께 머무를 수 있는 숲속 주차장을 만들고 휴게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춘다.

<자전거전용도로>
강남로 강변쪽에 붙여 전구간에 폭3m로 차도와 분리 건설.
하이킹코스, 자전거통근도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함께 고수부지안 체육공원과 자연 초지에도 폭2∼3m의 호젓한 오솔길을 만든다.

<강변접근로>
강남로와 강북의 강변로에 체육공원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연결로를 각 공원에 2∼3개소씩 모두 20개를 개설한다.
접근도로는 도로밑을 통해 강변으로 접근할 수 있는 지하터널도로 또는 육교를 설치키로 했다.

<하수처리계획>
올림픽촌 길목인 탄천을 비롯, 청계·중낭·난지·안양천변 등 4대 지류에 하수처리장을 1∼4단계로 나눠 연차적으로 총3백74만t의 하수처리시설을 추가로 건설한다. 1단계로 상류 쪽인 청계·중낭천에 하수처리능력 60만t 규모의 시설을 추가로 설치, 기존시설 방안을 합해 96만t을 처리하고 탄천 하류에 하루30만t 처리능력의 시설을 갖춰 한강상류쪽에서 흘러드는 폐수 1백26만t을 정수시켜 흘려 보낸다.
난지·안양천은 하수처리장을 85년 이후에 건설키로 하고 이 지역에서 흘러나오는 폐수가 한강으로 흘러들지 못하도록 한강양쪽에 초대형 하수관거를 설치, 난지도 앞 한강하류로 뽑아낸다.
강남의 하수관거는 반포∼마곡동(김포대교)까지, 강북은 한남동∼난지도까지 크기가 최하 가로·세로 각1·35m와 1·5m짜리부터, 하루쪽에는 가로4·5, 세로4m, 가로5·5, 세로 5m크기로 12t 트럭이 드나들 수 있는 초대형 하수관거를 설치한다.
2단계로 85년 이후 난지도와 안양천에도 각각 하루 처리능력 70만t, 1백20만t의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같이 1단계 하수처리시설이 설치될 경우 한강의 오염치는 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을 기준, 3PPM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계산돼 상수도 원수를 취수할 수 있고 수영도 다시 즐길 수 있게된다.

<문제점>
개발효과에 치중한 나머지 환경, 생태계의 파괴 등 부작용을 소홀히 다루고있는 인상이 짙다.
한강수면이 좁아지는데 따른 서울시내의 기온상승과 대기오염, 직강화에 따른 수질오염도의 증가 등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함께 강변아파트촌을 따라 6∼8차선의 고속도로가 건설되는데 따른 교통사고위험과 소음공해로 주거환경이 매우 나빠질 우려가 있다.
더우기 강변고속도로 신설계획에는 도로가에 차를 세워두고 강변으로 접근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나 접근도로가 많지 않아 불평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전용도로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연결로가 모자라 쓸모없는 도로가 되거나 교통사고를 불러일으킬 위험이 뒤따른다.
하수종말처리장시설로 팔당댐∼서울수계까지의 한강물은 깨끗해질 수 있으나 하류쪽의 수질오염도를 가중해 인천 등지 수도권의 상수원이 더렵혀지고 주변농토의 중금속 오염이 큰 시비거리로 등장할 조짐이다.
하수종말처리장도 생활하수와 공장폐수를 걸러 BOD를 낮추고 병원균을 살균해 흘려보내는 정도일뿐 중금속 처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더우기 한강저수로공사비를 강바닥에서 파낸 모래·자갈을 팔아 충당할 계획이나 계속된 건축 불경기로 건축자재의 판로가 여의치 못할 경우 공사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하수처리장 건설을 위해 내년부터 하수도 사용료를 받을 방침이어서 서민들의 가계부담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이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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