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팔 뛰는 새내기 공모주펀드 안전하게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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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펀드나 랩어카운트(일임형 자산관리 상품) 등 간접투자 상품을 통해 공모주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개인이 직접 청약할 수도 있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배정받는 주식이 너무 적어 불만이다. 반면 간접투자는 자산을 채권 등에도 분산 투자하기 때문에 주가 급락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증시 활황으로 새내기주들의 주가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면서 공모주펀드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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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품있나=채권혼합형 공모주펀드가 대표적이다. 10% 정도를 공모주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공채 등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올 들어 수익률도 강세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1년 이상 된 13개 공모주펀드의 수익률은 올 들어 8일까지 평균 4.46%를 기록했다. 1년 이상 된 26개 채권형 펀드 가운데 연 수익률이 3%도 되지 않는 펀드가 14개인 것과 비교하면 성적이 좋은 편이다.

수익률이 좋아지니 돈도 몰린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채권혼합형 공모주펀드는 1월 말 2조8000억원에서 5일 현재 4조9000억원으로 2조원 가량 불었다.

공모주를 활용해 틈새상품을 개발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대우증권이 지난 5월 판매한 '공모투자형 랩어카운트'는 전체 자산의 30%를 공모주에, 나머지는 3.4%의 이자를 받는 환매조건부채권(RP)에 투자했다. 결과는 대만족. 당초 대우증권은 목표를 연 7%로 잡았으나 공모주식에서 기대 이상의 수익을 거두면서 3개월만에 16%의 수익률을 올렸다. 랩에 편입한 메디포스트.플랜티넷 등이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한 덕분이다.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부 김희주 팀장은 "개인은 공모주의 20%, 기관투자자는 60%를 배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모주랩은 공모주 투자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계도 있다=공모주는 언제나 공급부족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공모주펀드에 편입할 수 있는 공모주도 제한적이다. 각 운용사들은 자금의 10%까지 공모주에 투자한다고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 편입비율은 5%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모주가 많이 올라도, 펀드 수익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공모주랩도 마찬가지다. 주식상장의 주간사 또는 인수사로 참여하지 않으면 많은 공모주를 배정받기 어려워 아예 공모주랩 같은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없는 증권사도 많다. 또 공모주시장이 가라앉으면 덩달아 간접투자 상품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한국운용 마케팅팀 이영철 차장은 "공모주펀드는 높은 수익률보다는 채권 수익률에 플러스 알파 정도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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