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고 싶은 이야기들《3517》<78화> YWCA 60년(7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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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Y50주년 행사
50주년 기념행사 준비는 1년반전인 70년말부터 시작되었다. 화려하기 보다 앞으로 1백년을 내다보는 Y의 자세를 확립하기 위한 결의가 더 중요시되었다.
공식적인 기념식과 예배외에 회원대회·음악희·기념우표발행을 계획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계획은 50년사 발간이었다. 62년 40주년 기념때 40년사를 발간했지만 기록에 의한 것이 못되고 창설당시의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쓴 것이었기 때문에 정사로서는 부족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밖에 안되었지만 다시 Y역사를 쓰기로 계획했다. 우선 편찬위원회를 김영회 김갑순 김현자 최이권 박에스터 박순양 손인실씨 등으로 구성하고 집필은 이대교수 이혁재씨에게 맡기기로 했다.
Y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기록이 정확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때 그때의 일간지나 월간지를 일일이 들춰보고 기사에 나타난 것들을 인용하여 사실들을 밝혀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렸다. 자료 수집이 끝난 것이 72년 여름. 결국 책은 50주년 행사들이 다 끝나고도 3년여가 지난 후에야 나오게 되었다.
편찬위원들의 세밀한 검토로 많은 수정을 거쳐 상당히 무게있는 역사책이 나오게 되었다. 제호도 많은 사람의 의견을 모아 최종 결정된 것이 『한국YWCA 반백년』 으로 하여 76년말에 완성되었다.
72년4월22일 50주년 기념예배와 기념식은 각지에 흩어져 있는 지방Y식구들, 평소에 Y를 아껴주는 사회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집안잔치로 치렀다.
회장 김애마씨의 메시지를 요약하면 『이제 50년의 자취를 더듬어 기념하는 것은 과거의성취를 기뻐하고 자랑하려는 것보다 지나간50년의 흐름속에서 이 운동을 위해 모든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아니하고 오직 「그리스도」의 믿음과 그 숭고한 봉사정신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미래를 향해 쉬지 않고 전진했던 과감한 행동의 주인공이신 개척자 어른들의 노고와 회생의 숨은 공로를 마음에 되새겨 우리의 자세를 바로 잡으려는 것이며, 한편 지나간 반세기동안의 우리들의 활동 성과를 평가·분석하고 미래를 전망하며 앞으로의 새 50년 혹은 1백년의 더 큰사명과 발전을 찾으며 앞날에의 활동설계를 삼으려는데 그 뜻이 있는 것이다.
불안·불신·부패로 둘러싸인 오늘의 사회는 한가닥 희망도 없는듯 젊은 영혼들을 낙망의 구렁속에 떨어뜨리는 이 현실을 우리 모두 한탄한다.
우리는 바로 어제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유·정의·민주주의를 외치며 조국의 거리에서 피흘리고 목숨을 바친 4·19의거 12돌을 맞았다.
1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요원하게 보이고 그 때문에 이런 말을 하지 않을수 없는 것을 슬프게 생각한다.
자유·평화·정의·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새시대는 우리에게 형제애와 그에 입각한 행동을 요구한다. Y는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왔고 앞으로도 힘있게 이 나라 여성전체, 특히 소외계층인 근로자 젊은 세대에게「그리스도」상을 펴는데, 십자가를 지는데, 그리고 민주사회 건설에 밑거름이 되어야겠다.
사의정의 건설에 양심세력이 되어 YWCA가 있는 곳에 믿음·사랑·소망·빛·미래가 있고 모두 형제애로 뭉친 진리·길·생명이 있고, 즉「그리스도」가있다는 사람의 등불을 밝혀야겠다.』
이 기념식에 앞서 가졌던 전국회원대회는 전국에 흩어진 일반회원을 상대로 처음 갖는 대회였다.
3년에 한번씩 갖는 전국대회는 각지방Y에서 지도자급의 대표들이 모여 프로그램 방향을 설정하고 행정-재정·인사·지도자양성등-에 대한 정책결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회원들은 Y를 전체적으로 볼 기회가 없었다. 4백명 회원이 한자리에 모여YWCA의 모습을 연극으로, 또는 슬라이드로 보기도 하고 세계Y의 활동도 역시 시각적인 방법으로 소개받기도 했다.
지방의 몇개 활동만을 접했던 회원은 Y의 여러면을 보고 들음으로써 감격했다. 그들의 경험은 짧은 기일동안 겪은 것이었기 때문에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으나 그들이 각기 자기 고장에 돌아가서 그 지역사회의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속에 2박3일의 회원대회가 끝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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