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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건강] 유방 성형수술 때 '코헤시브 겔 백'은 아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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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유방보형물의 일종인 '코헤시브 겔 백'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단속이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일부 성형외과에서 이들 제품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이용을 권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헤시브 겔 백은 우리나라에서 아직 사용이 금지돼 있다. 의료기기관리과 류시한 과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곧 허가를 내줄 것 처럼 홍보 함으로써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다"며 "이번 주말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적발된 의료기관을 사법당국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헤시브 겔은 실리콘 겔이 발전된 형태다. 코헤시브란 '응집력이 높은'이란 뜻으로 기존 실리콘 겔보다 점도가 높다. 실리콘 겔이 끈끈한 액상이라면 코헤시브 겔은 걸죽한 묵을 연상하면 된다. 따라서 기존의 생리식염수 백보다 촉감이 자연스럽고, 백 외부로 내용물이 샐 염려가 없다는 것이 개발회사의 주장이다.

코헤시브 겔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원조격인 실리콘 겔에'원죄'가 있다. 실리콘이 인체조직과 결합해 류머티즘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킨다는 소송에 휘말리면서 1991년 FDA가 사용을 금지했던 것.

코헤시브 겔은 실리콘 겔의 대안제품으로 93년 개발돼 현재 FDA에 허가를 요청하고 있는 상태. 최근 FDA는 자문단이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조건부 승인을 고려할 수 있다'는 서한을 개발회사인 멘토에 보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3년간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터질 확률이 1.4%에 그쳤으며, 10년까지 사용하는 데 별문제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는 것.

그러자 식약청은 곧 해명자료를 통해 " 이 서한의 내용이 미국내 판매를 승인하는 것은 아니며, 미국에서 판매를 하더라도 국내 수입을 위해선 별도의 안전성.유효성 검토를 거쳐야 하는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제품은 의사들이 개인적으로 가져오거나 보따리상들이 밀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형외과개원의협의회 김영진 회장(김영진성형외과)은 "주로 제품력이 떨어지는 유럽산이나 중국산이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포장을 뜯은 상태에서 몰래 가져오기 때문에 감염 등 위생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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