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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진출 카운트다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전대통령의 아프리카순방을 마무리하기 위한 후속조처가 한창이다. 「아프리카시장은 어느 정도이며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어디인가」, 또 「현재 추진되고있는 사업들은 무엇인가」등을 분야별로 점검해본다.

<농업개발>
농수산부는 △제1단계 영농기술지원 △제2단계 농수산부문의 합작투자 등으로 대아프리카 진출방안의 골격을 짜고 있다. 영농기술지원으로 진출기반을 다진 다음 합작투자로 유도하자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등 순방 4개국들이 공통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영농지도는 모두 벼농사기술이다.
이들의 주식은 지금까지 고구마류인 카사바와 얌이었으나 최근 들어 쌀에 맛을 들이면서 매년 쌀 소비량이 20%가량씩 늘고있는 형편이다.
영농기술지원은 경제적인 측면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현지인들과 긴밀해질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서두를 계획이다.
영농기술 지도방법은 아프리카 농촌지도자를 한국에 데려다 영농기술을 연수시키는 것과 우리측 기술자를 현지에 파견하는 방법 등을 병행할 계획이다.
한편 세네갈에 동력경운기 1백대를 무상 원조해주며 이를 발판으로 해서 농기계 및 부품생산공장을 현지에 설립할 계획이다.
또 가봉에는 교민이 소유하고 있는 50만평에 모범농가를 보내 직접 농사를 짓도록 할 계획이다.

<자원개발>
자원협력에 관한 한 아프리카도, 캐나다도 「오늘」보다는 「내일」이다.
아프리카가 각종자원의 보고이긴 하지만 이들 자원을 당장 개발, 수입한다는 것은 현지의 교통·통신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있지 않고 또 수송비가 엄청나게 들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
따라서 동자부도 자원개발전략을 2단계로 나눠 우선은 탐사·시추 등의 기술협력에 치중하면서 자원의 합작개발은 기왕에 추진해오던 우라늄 등 수송비가 덜 드는 광물의 선에서 더 나아가지 않기로 했다. 그런 다음 서로간의 교역량이 늘어나서 우리측도 상대국으로부터 수입증대압력(주로 광물이지만)을 받고 현지의 사정도 좋아지면 본격적인 합작개발을 추진한다는 것이 동자부의 기본전략이다. 예를 들어 이번 방문중 세네갈과는 오는85년 이후부터 인광석의 장기수입을 검토해 보자는 데 합의했다.
또 가봉과는 우리측이 새로운 우라늄 광구를 요구하면 즉시 광구를 주기로 약속했지만 개발을 담당한 한전은 현재 파라과이에서도 우라늄 개발에 손을 대고있으므로 당장 또 다른 사업을 벌일 여력도 계획도 없다.
자원분야에서 특기할 만한 것은 나이지리아로부터 공사대금조로 받기로 한 원유다.
대우가 12억∼15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지어주고 대신 받기로 한 이 원유는 당장은 국내에 들여오지 않고 세계 현물시장에 내다팔 것이지만 만약 석유위기가 다시 닥칠 경우 원유의 안정공급에 중대한 역할을 할수도 있는 예비카드다. 이를 위해 나이지리아로부터 오는11월 광업·전력장관이 내한, 구체적인 사항을 확정짓기로 했다.
한편 캐나다와는 원전건설이 가장 큰 이슈로 등장했었지만 우리측은 이번 회담에서 앞으로의 원전건설은 정치적인 차원에서 결정짓지 않고 캐나다가 지은 월성3호기의 운전실적, 경제성, 원전국산화를 위한 기여도 등을 감안한 기업적 측면에서 결정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빡빡한 재정사정도 문제일 뿐 아니라 당장의 국내전력사정이 그리 급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건설진출>
건설분야는 아프리카 진출의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다. 정부는 아프리카제국이 아직은 개발붐이나 재력이라는 측면에서 중동 또는 동남아처럼 좋은 시장이 되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는 큰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장·단기적인 전략을 세우고있다.
건설부는 우선 아프리카제국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길은 건설관계자와의 지면을 넓히는 것이라고 보고 이들의 초청 및 기술교육을 통해 장기적인 진출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통령순방에서 정부는 아프리카 4개국과 건설진출에 관한 대략적인 합의를 보고 부분적으로는 진출할 사업까지 원칙적인 합의를 보았다.
우선 나이지리아와는 아부자 신도시 건설사업과 공공건설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아부자 신도시는 도로·청사·상하수도·병원·호텔 등 약 21억달러가 투자된다. 나이지리아는 또 각종 건설사업을 의욕적으로 벌이고있는데 여기에 우리업체의 진출이 기대된다. 연내에 방문할 디코 교통장관과 아타누 수자원장관과 구체적인 진출을 협의할 계획.
가봉과는 트란즈가보네 횡단철도 제3단계사업(공사비 8억달러), 오웬도 항만공사(2억2천만달러)에 참여하기로, 세네갈과는 세네갈강 유역개발사업 2단계공사(약 10억달러)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케냐와는 케냐사범대학 신축공사에 참여한다.
한편 민간업체도 사마다 의욕적인 아프리카 진출계획을 짜고 있다. 현재 대우가 나이지리아의 아부자 신도시건설에 깊이 간여, 곧 2억2천만달러짜리 도로공사의 계약을 체결한다. 대우는 이 공사입찰에 최저가격으로 낙찰됐다. 대우는 이와 함께 4억9천만달러짜리 발전소 및 플랜트 등 10억달러어치의 공사수주를 추진 중이다.
한양도 나이지리아의 도로공사 등 3건 3억5천만달러어치를 추진 중.
아프리카에는 이미 한양·태화종합건설·대한종합건설 등 3개업체가 3개국에 진출, 2억4천만달러어치의 공사를 수주, 시공 중에 있다.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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