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패션…세 디자이너 말을 들어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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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무덥고 지루했던 여름도 노서를 고비로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각 의류메어커측에서는 이미 가을제품중 일부를 시중에 출하, 여달말쯤이면 일제히 선보일 예정이다. 소재·색상·실루엣·가격등 기성복과 부티크의 올가을패션 동향을 전한다.
「지방시」 「이브·생·로방」「발렌티노」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발표한 하반기 유럽모드는 『위에는 풍성하게, 아래는 쫍게』라는 술로건으로 깊게 팬 소매부리와 머니스커트·긴재킷·직선자단이 주된 특징. 속히 액새서리와 화장·스타킹·의류의 색상은 검정으로 일관, 색시한 분위기를 드러낸다.R
반면 우리나라의 올 가을패션은 판매와 유행·디자이너들의 주장이 함께 어울려 일정한 특징이 없다고 강숙희씨(강숙희부티크)는 말한다. 즉 계속된 경제불황이 어떠한 형태로든지 영향을 미쳐 소비자의 옷장속에 없는옷을 만들어내야 신선한 변화로 구매동기를 자극할 수있다는 것.
또 이호정씨(코오롱벨라디자인실장)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유명상표만 믿고 옷을 구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지적, 한벌보다는 다양하게 조화시켜 입을수 있는 단품으로 쑬리고 있어 원피스류가 퇴조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그 결과 스커트길이는 종전과 별 차이없는 미디와 샤넬이 공존, 색상은 카키·브라운· 밝은 청색이 간간이 보이고, 소재는 훔스펀·모헤어·캐시미어등 두꺼우면서도 부드러운 질감, 불라우스는 금사가 거의 없어지고 러플로 여성미를 강조, 특히 가죽과 니트로 바이어스를 댄것이 흥미롭다.
양승화씨(라보테 수석디자이너) 는 『실루엣이 부드러위지면서 옷전체가 풍성하고 여유있는 것이 올가을 제품의 특징이라며 『재킷은 테일러드칼러보다 목선을 살린 노칼러풍, 새로운 수트로서는 코코샤넬류인 노칼러의 허리선까지 짧은 재킷과 무릎길이의 스커트가 새로운 모드로 선보이고 있다고 전한다.
특히 질감은 이중직이 많이 선보이고 있어 프린트보다 질감자체에 선염한 것이 두드러지고 무늬로는 은은한 큰 체크가 유행한다.
가격은 작년수준과 별 차이없다. 코오롱벨라의 경우 스커트가 4만∼5만원. 바바리코트 7만∼8만원. 재킷과 점퍼는 면이 3만5천∼4만원, 올제품이 7만∼7만5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소량생산을 하는 고급부티크는 이보다 전체적으로 4만∼6만원정도 높다.
『봄부터 유행하던 줄무늬는 가을에도 꾸준히 개속될 전망』이라는 양승화씨는 니트가 활동하기 편해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견한다.
더구나 교복 자율화 조치로 중·고생의 의복으로는 점퍼스커트가 주류룰 이룰 것이라고한다.
한편 『매달 3일간씩 지난3년동안 한국여성들의 의류구입경향을 조사한 한 일본측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여성들은 의외로 패션에 민감하지만 핸드백·구두·액세서리는 전혀 유행을 따르지 않고 딱딱한 정장을 고집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이호정씨는 인용하면서 『그래도 부분적이나마 구두와 백·의상용 조화시키는 토툴패션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강숙희씨 역시 『기성복이 물량적으로 많다 보니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을 길거리에서 자주 부딧쳐 고객들이 고급품을 찾게 된것 같다』며 『음성적이던 마춤집들이 소량생산을 하는 고급무티크로의 전환이 8O년부터 크게 늘어났다』고 지적한다.
결국 「자기에게 맞는 옷」이 무엇이냐를 생각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짐에 따라 소비자층이 크게 새분화된 점이 두드려진 경향이라는 이호정씨는 『불황이라도 잘되는 업체에서는 큰 이익을 보았다』며 『업체에서 소배자들의 욕구파악에 적극적일때 소비자들이 짜임새있는 의상계획을 세워나가면 소비자스스로에게 이익이 돌아같 젓』이라고 알뜰구매요령을 귀띔한다.<학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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