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개혁,여론에 밀려 주춤|조계종,대처·육식 허용안 백지화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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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온국민의 입에 오르대린 승려의 결혼 및 육식허용을 주요 내용으로한 불교 조계종의 종단제도개혁추진은 여론에밀려 일부 내용을 굴절당한채 역사적인 거보를 내디뎠다. 조계종 종단제도 개혁심의위원회(위원장 서의현스님) 가 16일 총무원으로 부터 공식접수, 검토를 시작한 개혁안은「승려결혼 및 육식허용」초항을 삭제하긴 했지만 결혼·육식이 자유로운 교화사·부법사등의 이름을 갖는 비구 이의의 새로운 지적 확립을 겨냥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노단제도가 삼원화 될 것 같다.
조계종의 종단제도 개혁추진을 보는 불교계 안팎의 여론은 아직 조사통계는 없지만 대체로 ▲승려졀혼=압도적 반대▲육식허용=찬성우세▲복식개혁=압도적 찬성의 반응.특히 영남지방 불자들과 전국의 비방·강원수좌들 몇 원로 스님들이 강경한 거부반응을 보인다는 것.
표면적인 여론이 어떠하든 교리와 수행방법등에서 대승불교를 자저해온 한국불교가 끈덕지게 달라 붙어있는 소승불교의 율종적 계항 강조라는 모순된 전통을 지녀 왔다는 점을 우선 조계종 율장개혁의 근본 배경으로 들 수 있다.
결혼과 육식금기를 고수하는「청정비구」보다는 대각의 해탈과 돈오의 열반을 지향하는게 대승불교의 수행 목표다. 따라서 비종의 증득한 비사들이 계행의 울타리를 무의하게 넘나든 데는 한국과 중국 불교사에 흔히 기록 돼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무의자재가 많은 청정계항속의「홍일점」이라는 희소가치 때문에 위대한 것 처림 인식해온 전통적 측면도 없지 않다.
어쨌든 적어도『율장과 전통의 근본정신을 벗어나지 않은 불교계율의 변대화는 바람직하다』(송월주건조오종총무원장)는 명제에는 불교계 안팎이 모두 쉽게 동감 하는게 오늘의 한국불교 현실이다.
조계종 종단제도 개혁에서 재기된 승녀의 결혼 및 육식허용 문제 만해도 결혼은 대승·소승불교 모두가 금지하만 육식의 경우는 원래 비구계나 비구니개애 절대금지 명문이 없고 다만「부살생」의 개율을 확대해서 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법구경』이『육식은 가벼운 죄가 될뿐』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계율선 『범망경』은 병약한 비구의 육식을 허용했고 원시 경전엔 석가모니의 돼지고기 공양기록도 있다.
일반적으로 대승불교는 육식등이 허용된「보살계」를 엄한「비구계」보다 중시하는게 전통 이라는 중장도 많다.
불교 계항은 대승이 「부살생」, 소승이「부음」을 각각 제1합으로 중요시 하는게 전통적인 관행이다.
청정 비구종단임을 거듭 천명해온 조계종이 대처·육식을 제기했던 또하나의 중요 배경은 불자와 일반의「청정비구요망」을 충족 시켜주기에는 너무나도 힘겨운 오늘의 한국 불교현실이다.
「현실」은 한마디로 비구의 대처·노처가 공식·비공식적으로 이미 용인(?)돼있고 육식도 크게 번져있는 자기모순의 혼돈 상태다. 또 조계종을 제외한 나머지 17개종단은 대처종단으로 거듭 제기돼온 불교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계종의 승만제도- 완화가 선결 돼야할 전제조건이다.
어쨌든 조계종은 현실 양생화가 아니면 재2의 대위·육식정화를 단행 해야 할 절박한 시점인 것 같다.
조계종은 이미 종혜를 개정(80년), 군종승려의 결혼을 공언했고 현재 상당수의 대처승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 수도승(비구)과 교화승(대처)으로 참단제도를 완화하려 했던것도 비구승적을 가졌다. 군복무중 결혼을 하고 제대한 승려들의 수용 문제를 급구 하려는데서 발단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승려자격이 문제되고 있는 군복무중의 결혼승려는 3백여명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계종은 이제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려면 유혈의 상흔을 남긴 50년대의 「정화이념」 을 되살려 자체 숙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
군법사만해도 당장강 조계종 승려자격을 박탈, 소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조계종은 현실적으로 태고종등의 대처종단을 인정, 협상테이블까지 마주하는 (17일 하오 서울「한국의집」)「보상」을 끝내 부정하고 한국불교의 대처를 뿌리 뽑을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어쨌든 조계종은 개혁추진을 시작한 이상 계율이란 수행을 위한 방편이지 수행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 청정비구의 이상과 오늘의 불교현실을 조화 시킬수 있는 한국불교중흥의 주춧돌이될 탈바꿈을 이룩해야 하겠다.<이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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