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소아기 질환-설사-억지로 막지말라(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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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옛날에는 단지 설사때문에 많은 젖먹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영양과 위생상태의 개선, 치료법의 발달에 따라 설사로 목숨을 잃는 아기는 거의 없다시피 되었다. 그러나 설사때문에 병원을 찾는 아기는 아직도 많은 실정이다.
우리들이 하루먹는 음식의 양도 많지만 위장관으로부터 분비되는 장액은 그 몇배나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어떤 이유로든 소화가 안되거나 장의 염증이 생겼을때는 장의 연동 (연동) 이 항진되어 장의 내용물이 빨리 장을 통과해서 흡수가 되지 않고 장액과 같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설사가 되는 것이다.
설사란 어떤 의미에서 우리몸에 좋지않은 장내용물이 몸에 흡수되지 않기 위한 보호작용일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볼때 설사를 치료하는데는 설사를 억지로 막는것이 능사가 아니라 소화가 되고 장의 염증이 가라앉아서 저절로 설사가 멎도록 하는 것이 근본치료가 된다.
아편계통의 약을 쓰면 장의 연동을 억제해서 억지로 설사를 멎게 할 수는 있으나 그런 경우 배만 뺑뺑하게 불러서 아기에게 고통만 주게된다.
소위 「소화제」 라든지, 지사제(지석제),「흡착제」(흡착제)같은 약들이 많이 있으나 이런 약들은 어린이 설사 치료에 별도움을 주지 못한다. 우리 몸 안에서 하루 나오는 소화액은 상당한 양이 되며 거기에 비하면「소화제」에 들어있는 약이란 그 종류나 임에 있어서 미미한 것이다.「흡착제」 라고 하지만 그것이 장관안에 있는 좋지 못한 물질만 선택해서 흡착하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기가 필요한 염류·영양분까지 다 흡착하기 때문에 별로 이로울 것이 없다.
우선 가정에서 취해야 할 치료법은 아기의 위장에 안정과 휴식을주어 빨리 정상으로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8∼24시간동안 젖이나 우유를 먹이지 말고 그 대신 실사로 인해서 아기가 소실한 수분과 염류 (특히 Na와K)를 따로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수분과 염류를 보충하기 위해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일 수 있는 용액은 다음과 같다.
▲소금=2분의l찻숟갈 ▲중조=2분의1찻숟갈 ▲설탕=2식숟갈 ▲끓인물 1L.
이런 용액을 만들어 놓고 30∼1백20cc씩 1∼3시간 간격으로 아기가 먹는데 따라 보충시킨다. 어느 정도 설사가 덜해지면 모유나 우유를 소량씩 빨리기 시작한다.
이처럼 설사를 치료할 때 우선 약부터 생각하지 말고 일반요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만 아기가 곱이나 피가 섞인 변을 자주 눈다든지 설사를 하면 서열이 있다든지 할 때에는 혹시 이질이나 그 밖의 세균성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사의 진찰을 받고 지시에 따라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어머니들은 무슨 증세든지 너무 약에 의지하려하고 약의 효과를 과신하고 있는데 이것은 돈만 없애고 부작용만 얻는 것밖에 안 된다. 집에서 약을 안 쓰고 할 수 있는 일반요법이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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