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팔자 애팔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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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아무리 봐도 영국에선 개팔자가 애팔자보다 나은 것 같다. 우선 우리말로해서「빽」이 더 좋다. 동물학대방지협회쪽이 아장학대방지협증보다 그 규모에서나 힘에서나 무위에서나 월등히 위다. 매년 쓰는 예산에서만도 동물쪽이 아장혹보다 적어도 세곱이나 많다. 기남도 동물쭉은 위풍당당한 「왕립」인데 아동쪽은 볼품허전한 사립단체다.
그렇다고 그게 어린이에 대한 학대가 없어서인 것 같지도 않다. 여기사람들이 어린이 다루는걸 보면 개다루는것보다 그렇게 나은것 같지 앓아 보인다.
우선 모유를 먹고 자라는 경우 부터가 드물다. 고무꼭지룰 물고 자란다. 엄마품에 안기는것도 그저 잠깐동안, 눈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저혼자 잔다. 방도 딴방으로 내쫓긴다. 물론 업어주는 사람도 없다. 유모차에 실어 끌고다닌다. 동짓달이면 손도 시리고 볼도 시립다. 울어봐야 소용이 없는지 그런데로 잘 울지도 않는다.
그러면 우리쪽은 어떤가, 하고 다아는 얘길 끄집어낼건 없다. 엄마품에 안겨, 등에 업혀,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의 체취룰 마시며 우리애는 자란다. 한마디로 우리엄 마들이 아기다루기를 신주모시듯 한다면 서양엄마들은 애 취급이 개취급이다….하고 그대로 써나가려는데 아무래도 얘기가 막힌다.
안막히려면 서양인이란 워낙 모성에 흐리고, 그리고 애를 사랑하자는 사람은 개를 사랑하자는 사람보다 단체하날 만들어도 워낙 솜씨가 서툴다, 하는얘기가 통해야한다. 그래야 개팔자가 애팔자보다 낫다고 우겨나갈 수 있다. 그런데 양쪽이 다 그럴듯하게 통할만한 얘기가 못된다.
아하, 그 「학대」라는 말이 처음부터 좀 이상하더라니 역시 그런가보다. 우리들이 보면 서양엄마들의 육아는 갈데없는 학대다. 우리할머니들이 보시면 더욱그럴거다. 그러나 그건 우리눈이 보는거고 우리 나름대로의 해석이다. 서양인 눈으론 그건 관습이상도 이하도 아닌 하나의 정상이다. 학대이기는 커녕 사랑이라고 보는 부모도 많을게다.
그러니까(여기서 피하자)꺼내고자 했던건 애를 기르는데서도 동서양이 그렇게 다르더라는 얘기였었다. 뭐가 학대라는거고 뭐가 사랑한다는거냐 라는 말의 해석에서도 또한 그렇다는거고.
얘기를 꺼낸 동기는 또 하나 있었다. 그건 여기 사는 유행가도사 한사람이 우리나라엔 「어어머니의 손을 노오고오」하는 따위 어머니를 부른 노래가 그렇게 많은데 여기서는 그런게 한번듣고 죽재도 없더라고 하는 얘기가 생각나서 였었다 .<박중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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