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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라운지] 자리 배정에도 원칙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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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항공기를 타보면 출입문이 닫힌 뒤 빈 좌석을 찾아 돌아다니는 승객을 자주 볼 수 있다. 좀 더 편한 자리에 앉기 위해서다. 특히 10시간 가까이 장거리를 운항하는 비행기에서는 항공기 문이 닫히기가 무섭게 맨 뒷자리로 가는 승객을 종종 보게 된다. 의자 팔걸이를 젖힌 뒤 누워 자려는 사람들이다.

기내에서 빈자리를 찾아 옮길 경우 승무원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이 항공 에티켓이다. "빈자리인데 뭐 그런 것까지 승무원에게 일일이 물어야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에티켓 뒤에는 안전운항을 위한 항공사의 규칙이 숨어 있다.

승객의 좌석 배정은 항공사 직원이 임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에 의해 이뤄진다. 특정 좌석을 부탁하지 않는 한 항공기의 이착륙 중량과 균형을 고려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에 따라 좌석을 배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일찍 공항에 도착했는데도 좋지 않은 좌석을 배정받기도 한다. 예컨대 어느 승객에게 객실 왼쪽 앞의 좌석을 배정했다면 다음 승객은 대각선 쪽으로 뒷좌석을 배정한다. 좌석 배정에 중량과 균형 외에 또 다른 원칙이 있다. 24개월 미만의 유아를 동반한 승객에게는 영화스크린 바로 앞자리를 배정한다. 다른 좌석보다 공간이 넓어 운신의 폭이 크기 때문이다.

승객이 많지 않으면 유아를 돌볼 수 있도록 옆자리를 비워 주기도 한다. 유아를 동반한 승객은 2층에 좌석을 배정받을 수 없다. 유아를 위한 추가 산소마스크가 1층 좌석에만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또 휠체어 승객이나 환자, 임신부, 눈이 불편한 승객, 죄수 등도 2층을 이용할 수 없다. 이는 승객의 안전과 도착한 뒤 신속히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할인요금이 적용되는 단체승객은 일반적으로 엔진과 가까운 비행기 뒷좌석에 배정된다.

한편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 일반석으로 나눠 탄 경우 상위 클래스의 승객이 하위 클래스의 승객에게 가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기내 에티켓이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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