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투자 한번에" 변액보험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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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종신보험이나 연금보험에 들 때면 누구나 답답하게 여기게 되는 구석이 있다. 이들 상품이 대개 가입한 지 10~30년 후 보험금을 받는 장기상품이기 때문에 얼마 안되는 이자를 받아봤자 물가를 고려하면 원금도 채 건지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최근 등장한 변액(變額)종신보험이나 변액연금 보험은 이런 의구심을 가진 사람에게 대안이 될 법하다.

확정금리 또는 변동금리(매달 시장금리에 맞춰 정해지는 공시이율에 따라 변동)를 주는 정액보험과 달리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고객이 낸 보험료로 펀드를 만들어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 뒤 그 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한다. 실적이 좋으면 물가상승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보험과 투자를 결합한 퓨전 상품인 셈이다. 펀드의 운용실적이 나빠도 고객에게 원금과 함께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점이 투신.증권사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펀드와의 차이점이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변액보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린다=정액보험은 만기 때 받을 보험금이 미리 정해져 있는 데 비해 변액보험은 정해진 보험금 외에 '+α'를 더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일반적인 투자상품이라면 실적이 안 좋을 경우 원금까지 까먹을 수 있지만 변액보험은 노후대비와 유사시 가족의 최저 생계보장이라는 상품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실적과 상관없이 '원금+약간의 수익률'을 보장해 준다. 수익성과 함께 안정성도 갖춘 셈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변액종신 보험은 주계약(사망보장) 보험금과 예정이율(회사별로 5~5.5%)이 보장된다. 예컨대 예정이율이 5%인 변액종신 보험이라면 고객은 5%의 금리를 적용해 만기 때 1억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계산된 보험료를 매달 내면 된다.

만일 보험사가 적립된 보험료를 주식과 채권에 굴려 5% 이하의 수익을 낸다면 고객은 사망보험금을 1억원만 받는다. 그러나 5% 이상의 수익을 낼 경우 보험금은 1억원+α로 늘어나는 것이다.

변액연금 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 합계와 함께 연금이 지급될 시기의 공시이율을 보장받는다. 고객이 20년간 매달 10만원씩 냈다면 보험사의 자산운용 실적이 엉망이라 해도 2천4백만원의 원금은 고스란히 남은 것으로 친다.

연금 지급시기가 되면 보험사는 이 원금을 일반 연금계정으로 돌려서 그 시점의 공시이율을 적용한 금액을 고객에게 연금으로 지급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변액종신보험과 변액연금보험은 일반 종신.연금보험 수준의 수익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다달이 가입자가 부담해야 하는 보험료는 일반 상품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변액보험 수익률 '파란 불'=그렇다면 현재 판매 중인 변액보험의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채권에만 투자하는 채권형인지, 주식에도 일부 투자하는 혼합형인지에 따라, 또 펀드 설정일자와 회사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쨌든 연환산 수익률을 따져봤을 때 5%대 이상인 펀드가 많은 편이어서 일반적인 종신.연금보험에 적용되는 예정이율(4~5%)보다는 수익률이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최고 수익률을 내고 있는 메트라이프의 혼합형 변액종신 보험의 경우 연환산 수익률이 18.29%(2일 현재)나 된다.

다만 이 수익률은 펀드가 설정된 이후의 기간별 수익률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개별 가입자는 어느 시점에 가입했는지에 따라 각기 다른 수익률을 적용받는다.

◇우량회사 골라야 손해 없다=변액보험이 일반 투자상품에 비해 안전하다지만 실적배당상품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예금보호를 받는 대상은 아니다. 일반적인 종신.연금보험이라면 예금보호법상 1인당 5천만원까지는 금융기관이 망해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변액보험을 들 때는 10~20년 후에도 문을 닫지 않을 우량한 금융기관을 골라야 한다. 또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 매일 공시되는 변액보험 수익률을 참조해 자산 운용실적이 우수한 회사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신영선 생보협회 상품수리팀장은 "설정일 이후 누적수익률은 보험사의 장기 자산관리 능력을, 연간 수익률은 최근의 투자성과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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