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수학공식 노래로 배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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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팝스타일의 멜로디에다 중학교과정 수학공식을 가사로 붙인 노래가 나와 중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받고 있다.
이 수학공식노래를 작곡한 사람은 최근 인기가 오르고있는 도미화양의 『좀 더 가까이 오세요』의 작곡가 김동주씨(35).
김씨는 한매 장미리양의 『못 잊겠네』, 홍민군의『고별』,『그리운 사라』등 을 작곡한 서울대사대수학교육과 출신의 작곡가.『수학은 학생들이 생각하고 있듯이 그렇게 재미없고 딱딱한 과목이 아닙니다. 기타를 가지고 여흥을 즐기면서도 얼마든지 학습할 수 있습니다. 아마 노래를 통한 수학공부는 이번이 세계 최초인지도 모르겠어요』
김씨는 중학과정에 나오는 수학공식이 모두2백83개인데 이것을 자신이 작곡한 26개 노래에 가사로 붙여 쉽게 외울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김씨는 1, 2, 3학년 총25개 단원을 각 단원 별로 한개의 대중가요로 작곡, 서곡까지 합쳐 모두 26개인데 이것을 24개 테이프에 담았다.
노래는 한 때『내곁에만』을 히트시킨 후 결혼과 동시에 가요계를 은퇴한 박미성양(32) 이 부르고 있다. 노래의 멜로디가 모두 동요 아니면 중학생들이 좋아하는 팝풍이어서 쉽게 익힐 수 있다.
김씨가 이렇게 수학의 음악화를 추진하기까지는 10년이란 긴 세월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한다.
대학을 나온 후 곧바로 가요계에 뛰어든 김씨는 항상 수학의 대중화를 연구해왔고 또 실제로 자신이 근무하던 학원에서 실험적으로 시도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강의시간에 기타를 들고 들어가니까 학생들이 놀래요. 혹시 음악선생님이 아니냐고요. 그러나 내 노래를 듣고 난 학생들은 딱딱한 수학에 재미를 갖고 공부하기 시작,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학습효과를 몇배로 증가시킨 김씨는 지난 72년부터 아예 학원강사직을 사임하고 수학공식을 가사화하고 그것에 멜로디를 붙이는 작업에 착수했다는 것.
그후 9년6개월만에 중학과정의 공식 2백83개를 모두 26개 창작곡의 가사로 소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수학가사 내용은 한양대 최춘호박사가 감수.
현재 김씨가 발표한 26개의 노래는 당국의 과외수업금지 후 수학실력을 보충받지 못하는 중학생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다. 김씨의 앞으로의 꿈은 국민학교 산수를 동요로 표현, 어린이들의 지능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김씨의 고향은 전북고창군. 나동아군의 『고항처녀』로 68년 가요계 데뷔, 한동안 전청운학원 등에서 수학강사로 근무.
부인 유희자씨(32) 사이에 1남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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