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적한 경봉 큰스님과 그 법어 종단 벼슬 평생 외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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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불교 위가의 거목 원광 경봉선사가 마침내 오고감이 없는 공의 원적에 안주했다.
당대의 한국불교 비문올 며받쳐온 대둘보였으며 볼교조계종 불보사찰영취산 통도사의 기둥이었던 경봉대선사.
법납 74, 세수 90세의 세속을 머문 시간동안 위사가 남긴 족적은 너무나도 뚜렷하다. 이제 경봉선사는 21일이면 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속의 다비로 육신을 불사른채 일생동안 그리던 무애무욕의 열반에 든다.
종정이나 총무원강등의종단벼슬몰 한번도 탐하거나 지낸적이 엾지만 비사의 높은 수행과 명성을 모르는 불자는 없다.
세속 중생을 향해 던져준 선사의 주옥같은 법문과 달관의 위서화.
구차스런 조사나 찬사로 비사의 육성이 한줌의 재로 흩날릴 무상의 애석함을 달래기보다는 선사가 남기고 간 법문한 귀절을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대저 인생의 진리는 무엇인가?
참으로 중생들은 인생의사는 목적도 모르고 참된 삶의 가치관과 참 맛도 모르고 살다가 부지부각에 죽고 마는 것이다.
이몸은 살아 있을 때나 가치가 있지 죽으면 땅 속에 묻혀 한줌의 흙이 되고 화장하면 재 한줌이 되고 마니 이렇게 무상한 것이 인생이다.
중생들은 생사바다에서 나고 죽지만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역사 조사, 전하선지식은 생사에 물들지 않고 생사를 해탈하니 이를 일러 열반이라 한다. 부처도 이렇게 가고 중생들도 다만 이렇게 간다.
가고 오는 것이 본래 없는 것인데 다만 이름뿐인 것이다. 나고 죽는데 집착하지 말고 있고 없는데도 집착하지 말아야한다.
공한 것이 곧 물질이요 물질이 곧 공한 것이니 공한 것은 없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18계의 모든 감관과 분별, 사대오음이 곧 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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