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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수비에 틈만나면 기습속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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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스페인 월드컵축구대회와 그 주역인 이탈리아는 미몽(미몽)의 한국축구를 일깨우는 멋가지 교훈을 남겼다.
후진 한국축구에 대해 교재로서의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축구가 언제까지나 보고 즐기고만 있을「외화」(외화)일수는 없다. 바로3년후면 우리의 현실로 닥쳐온다. 85년에는 제13회 콜롬비아대회(83년)의 지역예선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88년 서울올림픽에서 주최국으로서의 제몫을 해내야 한다는 명제와도 관련이 된다.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를 받은 아르헨티나·브라질·폴란드및 서독이 실제로 경기의 진행과정에서 더많은 공세를 취하고도 이탈리아에 패배한 현장은 과거에 한국이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에서 말레이지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도 패배의 쓰라림을 겪은사례를 연상시켰다.
축구경기의 요체는 실점을 최소한으로 막고 최대한 득점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선방어·후공격 이다.
최근의 세계축구는 관객에 보여주는 위락 스포츠로서의 기능에 치중한 나머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원리를 보편화 시켰다.
그러나 상대팀의 전력이 어느면에서나 한수 아래가 아닌한, 공격으로서 방어효과를 노린다는 것은 다분히 위험부담을 안게 된다.
두텁고 유기적인 수비그물을 펴는 이탈리아의 방어치중 건술(카테나치오 시스탬)은 공격주도의 스타일이 내포한 약점을 우려하여 창안된 것이라 하겠다.
이탈리아가 수비중점의 축구를 하는 것은 국제대회에서의 특징적인 전략이지 이탈리아의 국내 프로리그는 프로의 생리에 걸맞게 어느 나라 못지 않은 격렬한 적극적 플레이로 장식된다.
즉 국가대표팀의 경우 통용되는 필승전법이라 하겠다.
이탈리아는 민족적 채질상 같은 유럽의 앵글로색슨(영국), 게르만(독일제)및 슬라브(소련) 등보다 열세다.
따라서 이들 경쟁상대에 대해서 점공법이 효과적일수 없음은 뻔하다. 결국은 정면대결을 회피, 상대를 협곡으로 유인한 후 그 배후를 찌르는 우회기습을 승부카드로 삼는 것이다.
브라질과 아르핸티나도 한단계위의 개인기를 과신, 낙승을 믿고 강공에 탐닉하다가 화(화)를 자초했다.
한국도 이탈리아와 같이 체질에 맞는 개성있는 전법을 개발, 습득해야할 것이다. 지혜로운 축구를 해야한다.
○…최후의 승부수는 뭐니뭐니해도 공격력에 있다.
이탈리아의 예리한 역습과 높은 골 결정력이 더욱인상적이었다.
그 표본이 「파울로·롯시」이다. 「릇시」는 브라질·폴란드및 서독과의 3연전에서 얻은 6골중 절반을 상대수비선수와의 충돌을 무릅쓴 과감한 대시, 혹은 곤두박질하듯 몸을 날리는 다이빙 헤딩으로 따냈다.
○…슈팅을 가능캐하는 결정적인 찬스 메이킥이 문전센터링이다.
이탈리아의 센터링은 직선의 정확하고 강한 패스로 일관했다. 한국축구의 병폐인 곡선의 로빙(높게 띄워 올리는것)은 전무했다.
이것은 상대수비진이 효과적인 방어를 할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지 앉으므로 제구력 (제구력)이 탁윌한 동료선수에 정확하게만 연결되면 곧 득점이 이뤄지는 것이다.
○…한국축구도 최소한 아시아지역에선 전통적으로 수비에 강하다. 그러나 이 강한 수비력을 공격에 효과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결함을 씻지 못하고 있다.
상대의 공격을 차단, 일단 볼을 장악하면 거의 속공이 없으며 미드필드에서 뜸을 들이기일쑤다.
공격진의 기동성부족과 그 후방선수들의 정곡을 간파하는 판단력및 과감성 부족 때문이다. 이탈리아가 이번에 이 점을 시범했다.
○…「파올로·롯시」는 신장이 비록 1백78㎝로 한국선수에 비하면 작지 않으나 대부분의 유럽및 남미국가들의 수비선수사이에서는 외소했다.
「롯시」뿐만 아니라『보이지 않은 이탈리아의 수훈공격수 「큰티」(27)』는 1백72㎝에 불과하다.
이번 대회의 스타플레이어었던「지코」(브라질·172㎝)「마라도나」(아르헨티나·165㎝)도 단신이며 역대 월드컵의 영웅이었던「뗄레」「디디」「토스타오」「게르손」(이상브라질) 「필러」(서독)「퐁테누」(프랑스)「케빈·키건」(잉글랜드)「푸스카스」(헝가리)「에우제비오」(포르투갈)등이 모두 1백내소이하의 평범한 신장이었다.
차범근·허정무가 1백76㎝이며 최순호는 1백82㎝다.
따라서 이것은 축구선수의 뛰어난 재능을 논함에있어 신장문제는 거의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을 수있다는 얘기다. 물론 공격수의 경우에….

<출전선수 나이 거의 26∼28세>
○…이번대회 출전국팀의 평균연령이 눈길을 끈다.
대부분이 26∼28세이며 주전선수만의 평균연령은 더욱 올라간다.
가장 어린팀이 25·2세의 쿠웨이트이며 최근 신진들로 혁신을 이뤘다는 소련이 25·5세다.
주요 몇개국만 보면 브라질 26·7, 아르헨티나 27·4, 이탈리아 27·2, 서독25·6, 잉글랜드 28·7. 프랑스 27, 오스트리아 27. 알제리 26·8, 카메룬 27·2, 그리고 폴란드 25·8세다.
축구에 있어 선수의 안목과 기량은 25이상이후에야 성숙된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 셈이다.
그러나 한국대표 화랑은작년 월드컵예선때 22·7세, 그리고 현재는 22·3세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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