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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중·일 정상회담 일본에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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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한·중·일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일본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한·중·일 협력을 중시하고 밀접한 소통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일본 측이 중·일·한 3국 간 건강한 협력과 바람직한 발전 방향을 위해 실질적인 성의를 보이고, 그런 분위기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본다”고 촉구했다. 3국 정상회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일본의 역사 인식 변화 등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가능하다는 얘기다.

 반면 일본 정부는 박 대통령의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 제안을 크게 반겼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오전 내각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3국 정상회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들었다”며 “양국 사이에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정상들 간의 의사소통 시도가 시작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정례 회견에서 “한·중·일 정상회담 및 외교장관 회의 개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적극적인 반응을 환영한다”고 했다.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이후 한·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일본은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한국 측으로부터 나오고 있는 걸 환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수행 중인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여러 가지 외교 여건이 성숙돼 주변 안정이 증진된다면 (3국 정상회담) 준비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수석은 “지금 확정된 건 아니지만 가급적 12월 말 전후로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중국에선 전례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대신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참석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15~16일 이틀간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호주에 도착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브리즈번(호주)=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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