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5월 대충돌 위기] 중앙일보 전화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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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에 대한 반발과 연가(年暇)투쟁, 반미 교육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은 반전 수업, 교장 자살 사건 이후 교장단과의 대립….

교단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학부모의 절반 이상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교조가 참교육 실천 등 교육계에 상당 부분 기여해 온 것은 분명하지만 평소 활동이 지나치게 투쟁 위주라는 이유에서다.

중앙일보 여론조사팀이 지난달 25, 28일 전국 성인 남녀 1천51명(초.중.고교 및 대학 학부모 5백14명 포함)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교조의 평소 활동에 대해 전체의 56.9%(학부모 57.3%)가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전교조의 평소 활동이나 이미지에 대한 평가는 지역적으로 크게 차이가 났다. 예컨대 전교조에 대한 부정적인 판단은 서울 지역의 경우 61.1%, 인천.경기도 지역의 경우 62.2%로 높게 나타난 반면 호남(42.8%)에서는 낮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연가 투쟁 과정에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논란이 주로 대도시 학부모들 사이에서 문제시돼 왔던 것과 맥을 같이한다. 학생들을 볼모로 한 전교조의 투쟁에 대해 거부감이 크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셈이다

또 충남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 사건 이후 전교조와 교장협의회의 대립으로 불거진 교단 갈등의 1차적인 책임은 교육당국(52%)과 전교조(33.3%)에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그중에서도 교단 갈등에 대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교육인적자원부, 시.도교육청 등 교육당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오는 11일 가두집회를 하려는 교장협의회의 주장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전체의 57.2%(학부모 55.9%)에 달했다.

전교조 교사가 자녀의 담임을 맡는 데 대해서는 "염려된다"는 학부모(35.8%)와 "염려되지 않는다"는 학부모(35%)의 비율이 비슷하게 나왔다. 또 전교조가 주장해 온 공동 수업의 성격이나 교장 선출 보직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도 비교적 높게 나왔다.

특히 최근 반미 교육 여부로 논란을 빚어온 공동 수업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2.1%가 "반전.평화 교육일 뿐"이라고 답변했으며, "공동 수업에 반미 내용이 포함됐다"는 의견은 이보다 적은 40.4%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초.중.고교 교장의 임용 방식과 관련, 교사들이 투표를 통해 교장을 선출하는 교장 선출 보직제도에 대해 전체의 49.7%(학부모 45.3%)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정한 경력과 연수 성적 등을 갖추고 자격연수를 받은 교육자에 대해서만 교장으로 임용하는 현행 자격임용제도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15.5%만이 찬성했다. 또 현행 제도에다 교장 초빙제를 병행하는 혼합형 임용제도는 33%가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의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포인트다.

안부근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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