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 제자리걸음 입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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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잠실 종합체육관에서 진행중인 제10회 아시아아마복싱선수권대회는 12개 전체급에 출전한 한국은 당초 종합우승은 물론인데다 몇개의 금메달을 따내느냐에 초점이 모아졌었다. 이 예상은 빗나가지 않아 2연패는 낙관시 되고 있지만 경기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해 제9회 아시안게임(11월· 인도)을 앞두고 불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경량급에서 강세를 보여왔는데 이미 플라이급(권채오) 밴텀급(신창석) 라이트급(이현주) 등 3개 체급은 도중하차, 충격을 주고있는 것이다.
또 간판스타인 라이트플라이급의 허영모와 페더급의 박기철도 무명선수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하는 등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가 더욱 그렇다. 이번 대회엔 강호 북한을 비롯, 필리핀 이란 이라크등 복싱강국들이 불참한 것을 고려하면 한국아마복싱의 현주소는 참담하다는 얘기가 수긍이 갈만하다.
채용석· 박형춘 코칭스태프는 『우리선수들이 홈팀이라는 점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긴장하고 있다. 그래서 권채오 선수는 갑자기 몸살이 나는 등 경기를 실력껏 풀어나가지 못하고있다』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보다 한수 아래이던 태국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지적하면서 한국은 그동안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기술개발에 등한히 해왔다고 비관하고 있다. 특히 한국복서들이 왼손잡이선수에 취약점을 드러낸 것은 지도자들의 능력부족에 들려지고있다.
또 선수들도 임기응변의 테크닉이 없어 허영모와 박기철 같은 유망선수들도 변칙복서를 만나자 당황해하는등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외에 근래에 프로복싱이 붐을 일으키면서 우수 선수들이 일찍 프로무대로 뛰어들어 상대적으로 아마복싱을 약화시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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