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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 크게 반기는 분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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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 언론들은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제안했다는 소식을 속보로 내보냈다. 지지(時事)통신은 “박 대통령이 외교장관회의를 토대로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정상회담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3국 협력에 늘 긍정적이며 그런 입장은 정상회담에도 해당된다”고 말한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의 발표를 전하며 정상회담의 연내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13일 현재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한·일 정상회담을 적극 요청해 온 일본으로서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이 큰 부담 없이 한국과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한국이 그동안 정상회담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던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지금 당장 해법을 제시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회담 연내 개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중 정상회담이 이뤄지자마자 한국이 이 같은 제안을 해 준 건 일본으로선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14일 오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의 정례 기자회견에서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 역시 14일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13일 오후 10시40분 현재 한·중·일 정상회담 제안과 관련해 아무런 보도를 하지 않았다. 중국은 앞서 3국 외교장관회의 제의에 대해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바 있으나 정상회담을 곧바로 개최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 내에서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어 3국 정상회담을 먼저 한 뒤 중·일 관계 정상화에 나서는 단계적 접근법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은 7일 일본과 양국 관계에 대한 4개 항의 공동 인식을 내놨지만, 이후 해석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일본에 대한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이런 신중함은 대일 감정이 아직 호전되지 않은 중국 국민 여론을 감안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도쿄·베이징=이정헌·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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