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타율만 높다고 유능한 것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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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야구처럼 기록이 중시되는 운동경기는 없다. 더욱이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돈과 직결되는 프로야구의 경우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갖가지 평가방법이 동원된다.
그중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통계가 타율에 위한 측정이다.
1876년이래 미국에서 시행되어온 이 방식은 간편하기는 하지만 홈런이나 단타는 모두 1개의 안타로 위급 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되어왔다.
이런 단점을 보완키 위해 타석에서의 각종 기록이 게임에 미치는 가중치를 계산,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었고 이러한 결과로 최근 세이버 메트릭스(미국야구 조사협회의 두 문자를 딴 신 고어) 라는 새로운 학문으로까지 발전했다.
세이버 메트릭스 라는 학문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컴퓨터의 등장이다.
모든 경기에서 일어난 갖가지 상황과 기록들이 즉시 컴퓨터에 입력, 분석된다.
타율, 타점, 방어율등 기본적인 각종 자료는 물론 어떤 타자가 어느 피처의 어떤 공을 잘 쳐내는가 하는 등의 세세한 기록도 포함된다. 따라서 감독은 컴퓨터의 키 버튼만 누르면 현재의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스크린 위에서 찾아낼 수 있다.
컴퓨터의 이러한 이용은 타자의 팀 공헌도도 메이저리그의 모든 자료를 분석, 통계학적으로 계산해낸다.
그 중 한 방법이 「피트·파머」가 고안한 선형가중치 방식이다.
이 방식은 타자가 타격, 법 운동을 통해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영향을 컴퓨터에 의해 통계학적으로 처리해 각 경우의 가중치를 계산, 팀 공헌도를 측정하는 것.
즉 메이저리그 평균선수의 공헌도를 0으로 보고 플러스 값이 나오면 평균이상, 마이너스 값이면 그 이하로 판단한다.
이 선형가중치의 계산방법은 다음과 같다.
타자로서의 기여도는(홈런×1.40)+(3루타×1.02)+(2루타×0,80)+(1루타×0,47)+(사사구×0.33)+(도루×0.19)를 모두 합한 값에서 도루사(도루하다가 잡히는 경우)×0.35와 아웃(타수에서 안 타수를 제한 숫자)×0,25를 뺀 값으로 결정한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3할 4푼1리로 81년도 수위타자를 차지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의 「빌, 매드록」 은 선형가중치의 경우 기여 점28을 마크, 10위로 밀려난다.
이에 비해 3할 1푼6리로 9위를 마크한 필라델피아 필리즈 의 「마이크, 슈미트」는 기여점 49를 획득, 1위가 된다.
최근에 5년간 1천만 달러라는 거액으로 신시내티 레즈에서 뉴욕 메츠로 이적한 조지, 포스터는 타율2할9푼5리로 34위를 마크했지만 기여도 31을 획득, 6위에 올라 연간 2백만 달러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된다.
이 방법은 우승팀의 예측에도 쓰여진다. 즉 각 팀 선수 개개인의 기여도를 합산, 가장 높은 값을 보인 팀의 우승확률이 가장 높다는 것. 선형방식 고안자「파머」에 의하면 지난 11년 간 4개 지역의 우승팀 44개중 24개 팀을 맞춰 55%의 확률을 나타냈다고 말한다. 이는 일반 야구전문지의 예상적중확률 4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만약 앞서 말한 선형가중치를 우리나라프로야구에 적용할 경우 타격 10결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다.
MBC청룡의 백인천은 역시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OB베어즈의 김우열은 타격12위에서 기여도3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도표참조>. 또 타격30위안에 들어있는 몇몇 선수는 기여도가 0이하로 평균이하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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