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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논쟁과 대안: 줄기세포와 생명윤리

연구 현황과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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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줄기세포는 220여 가지의 장기 세포로 자랄 수 있는 만능세포다. 신경세포나 심근세포.근육세포 등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장기의 세포로 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줄기세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그 방법에 따라 성체 줄기세포, 수정란 배아 줄기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 역분화 줄기세포 등으로 이름이 다르다. 국내외에서 줄기세포 임상에 대한 발표는 대부분 성체 줄기세포를 치료에 적용한 것이다.

성체 줄기세포는 자신의 척수에서 뽑아내기 때문에 이식 거부 반응이 없다. 생명을 파괴한다는 등의 윤리적인 문제도 없다. 그러나 아직 줄기세포의 양을 치료에 쓸 만큼 많게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생명윤리 논란의 대상은 수정란 배아 줄기세포와 복제 배아 줄기세포다. 천주교 쪽은 두 가지 모두 생명으로 여긴다. 수정란 배아 줄기세포는 '시험관 아기'시술을 하고 남겨 놓은 냉동 배아를 주로 이용해 만든다. 복제 배아 줄기세포는 체세포 복제 방법으로 만든다. 즉 인간 난자의 핵을 빼낸 뒤 그곳에 줄기세포를 만들려는 사람의 몸에서 뗀 세포 하나를 집어넣어 수정란처럼 분열이 시작되도록 해 배아를 만드는 것이다. 체세포 복제에서는 정자를 사용하지 않는 등 전통적인 수정 방법을 쓰지 않는다.

그러나 천주교 측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된 순간부터, 복제 배아의 경우 세포가 분열 활동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생명으로 간주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배아 연구자들은 줄기세포를 만들 때 배아를 파괴해야 한다. 천주교 입장에서 보면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다.

줄기세포는 미래 의학 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고장 난 장기를 세포 수준에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치매나 척수마비 등 각종 난치병도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체 줄기세포는 임상에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배아 줄기세포는 기초 연구 단계에 머물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