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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대 마애반가불상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이천=이근성 기자】경기도 이천에서 세계최대의 마애반가상이 발견됐다. 단국대 박물관 학술 조사단(단장 정영호 교수)은 13일 지난 3월부터 3차에 걸쳐 집중 조사해 온 경기도 이천군 마장면 장평리에서 40여명의 학자·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종합조사를 벌여 들판 농로 옆의 큰 바위에 새겨진 거대한 반가상의 마애불상을 확인했다.
이 날 발견된 반가상의 크기는 높이 3·2m, 어깨 폭 1·2m로 화사한 연화좌 위에 반가좌 하고 있었다.
마애반가상이 양각된 바위의 크기는 밑변 4·5m, 높이 3·6m, 두께 80cm 정도-.
이 마애반가상은 오른발을 내려서 연꽃 위에 놓고 왼발은 오른쪽 무릎에 걸치고 있었다. 족좌는 물론 그 주변은 온통 연꽃 무늬로 양각돼 있었다.
좌상의 머리에는 보관이 있고 그 중앙엔 삼산 형의·연꽃 무늬 안에 화 불이 보이며 보관 좌우에는 금속제의 장식이 있었던 흔적으로 지금도 파편이 둥그런 구멍 속에 남아 있었다.
미륵 바위 뒷면에서 해서로 3행의 명문이 음각돼 있음이 발견됐는데 1행13자로서 전문은 30여자로 추정됐다. 서두의「태평흥국육년신사」란 명기로 보아 이것은 저금으로부터 1천년 전 고려 제5대 경종 6년(서기981년)에 세워졌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날 동행한 진홍섭 이대 박물관 관장『이렇게 큰 반가상과 함께 명문까지 발견된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예부 터 미륵바위라고 불려 오긴 했습니다. 그러나 이끼가 워낙 두껍게 끼어 있어 불상이 새겨져 있는지는 알아볼 수가 없었지요.』
이 마을 남기웅 이장(43)의 얘기다.
정 단장은 현존하는 가장 큰 반가상으로는 중국의 2m내외 인도에서도 2·5m정도로서 3m를 넘는 마애반가상은 이번 발견이 처음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황수영 박사(동국대 총장)는 국내에서 조사된 반가상은 명문이 있는 것도 드문데 이렇듯 명문과 함께 발견된 거대한 반가상은 중요한 사료라고 지적하고 다만 작품으로서의 가치는 직접 보고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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