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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아뿔싸!… '마의 17번홀'서 9타만에 홀 아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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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 어니 엘스가 악명 높은 17번 홀 그린 앞 벙커에서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최경주도 이 홀에서 벙커에 공을 빠뜨렸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끝에 퀸튜플 보기를 범했다. [세인트 앤드루스 AP=연합]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 코스 17번 홀(파4.455야드).

최경주(나이키골프)에겐 '악몽의 홀'이었다. 17일 밤(한국시간) 열린 브리티시 오픈 4라운드. 최경주는 15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합계 6언더파로 10위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그는 기준타수보다 무려 5타나 많은 퀸튜플 보기(9타)를 범하면서 40위권 바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공동 16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 대회에서 톱10 진입을 노리던 그에게는 뼈아픈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최경주가 퀸튜플 보기를 범한 사연은 이렇다. 드라이브 샷까지는 좋았는데 두 번째 샷이 아뿔싸, 그린을 넘어가고 말았다. 온그린을 노리고 한 세 번째 샷이 이번엔 그린 앞 언덕을 맞고 다시 굴러 내려왔다. 네 번째 칩샷 역시 온그린 실패. 화가 머리끝까지 난 최경주는 다섯 번째 샷을 했지만 이번엔 공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리고 말았다. 이번엔 벙커샷을 했지만 턱을 맞고 탈출 실패. 일곱 번째 샷은 다시 그린을 넘어가 버렸다. 결국 최경주는 여덟 번째 샷 만에 온그린에 성공한 뒤 1m 거리에서 1퍼트를 해 9타 만에 홀아웃할 수 있었다.

최경주는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최고 성적을 낼 수도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첫날부터 줄곧 선두를 지킨 타이거 우즈(미국)는 2000년 이후 5년 만에 같은 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을 눈앞에 두고 순항 중이다. 5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오후 11시50분 현재 단독선두(합계 13언더파). 단독 2위를 달리고 있는 콜린 몽고메리(영국)와는 2타 차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도 10언더파로 뒤를 쫓고 있다.

우즈는 이제까지 4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섰던 34차례 대회에서 31승을 거뒀다. 우즈가 우승하게 되면 지난 4월 마스터즈 우승 이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석권이다. 허석호는 4라운드에서 5오버파를 쳐 하위권(합계 5오버파)으로 처졌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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