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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에 갇힌 맥아더 동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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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 철거를 둘러싸고 이를 지지하고 반대하는 단체들이 17일 오후 내내 대치했으나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인천상륙작전참전전우회.황해도민회 등 철거 반대 단체 회원 10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15분부터 맥아더 동상 앞 비둘기 광장에서 '동상 철거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 때문에 오후 2시 열릴 예정이었던 우리민족연방제통일추진회의(연방통추) 등 철거 지지 단체들의 '동상 타도 대회'는 두 시간 가까이 연기되면서 약식으로 치러졌다.

동상 철거 반대 단체회원들은 낮 12시쯤 자유공원 인근 인성여고에서 집회를 한 뒤 맥아더 동상 앞 비둘기 광장에 재집결했다. 반면 철거 지지 단체 측은 오전 10여 명의 회원들만 동상 철거 농성을 벌였으며 오후 들어 민주노총 등의 단체들이 가세했으나 100여 명이 채 못 됐다. 세 싸움에 밀린 동상 철거 지지 단체 측은 '동상 끌어내리기' 등 당초 계획했던 동상 철거 집회를 제대로 열지 못했으며 인천 중구청까지의 가두행진도 포기했다.

경찰은 이날 11개 중대 1300여 명의 병력을 공원 주위에 배치했으며 3개 중대 360여 명을 양 단체 회원들 사이에 집결시켜 양측의 물리적 충돌을 차단했다. 동상 철거 반대 단체회원들은 철거 지지 단체 회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오후 1시30분부터 한 시간여 동안 3~4차례 경찰 방어선 돌파를 시도하며 페트병.계란 등을 던지기도 했다.

인천=정기환.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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