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스 '주식 부자' 구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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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의 증권감독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지명된 크리스토퍼 콕스(52.사진) 공화당 하원의원이 상당한 규모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콕스 지명자는 최근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최대 115만 달러 상당의 코카콜라.콘티넨털항공.뉴몬트 마이닝(금광업체)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재산현황 보고서를 상원에 제출했다.

부인 레베카도 미국 5위의 항공사인 콘티넨털의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신이 주식을 직접 소유하거나, 부인이 로비스트로 일하는 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감독 당국의 수장으로서 철저한 조사와 제재를 명령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콕스가 자신의 재산을 백지신탁할 의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하버드대 법학대학원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콕스는 증권 전문 변호사로 활약해오다 1988년 캘리포니아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의회에 진출했다. 그는 하원에서도 주주들의 집단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법안을 제출하는 등 친기업적인 활동을 해왔다. WP는 콕스가 의정 활동을 하는 동안 증권사와 투자회사로부터 25만4000달러 이상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재계는 지난달 초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콕스를 차기 SEC 위원장으로 지명하자 이를 환영했다. 에너지기업 엔론과 통신업체 월드컴의 회계 부정 사건 이후 한층 강화된 SEC의 감독과 제재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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