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탄생 초기 은하 밖에서도 별들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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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탄생 초기 은하와 은하 사이에 많은 별들이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은하 내에만 별들이 존재했을 것이란 지금까지의 우주 진화 이론을 뒤집는 결과다. 한국 연구자들도 연구에 참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주도하고 한국·일본 등이 참여한 ‘적외선우주배경복사 관측실험(CIBER, Cosmic Infrared Background ExpeRiment)’ 국제공동연구팀이 초기 은하와 은하 사이의 공간이 근적외선 영역(1~2㎛. 1㎛=1㎜의 1/1000)에서 매우 밝게 빛나는 것을 관측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적외선우주배경복사(CIB)는 우주에 별이 탄생하고 은하가 생긴 뒤(우주 나이가 약 7억~10억 년) 나온 별빛을 가리킨다. 우주탄생 직후(우주 나이 약 30만 년) 방출된 흑체 복사를 가리키는 우주배경복사(CMB)와는 달리, CIB를 연구하면 별과 은하의 기원에 대한 간접적인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연구팀은 CIB를 관측하기 위해 NASA 과학로켓에 적외선카메라 시스템을 실어 2009ㆍ2010ㆍ2012년과 지난해 총 4차례 우주로 발사했다. 그 중 2010년과 2012년 관측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초기 은하와 은하 사이 공간에서 CIB가 예상보다 밝게 빛나고 있음을 확인했다. 스펙트럼 형상을 분석한 결과 관측된 CIB가 초기 은하가 아니라 은하와 은하 사이에 흩뿌려진 별들에서 방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우주 초기 별들이 은하 밖에도 상당수 존재했음을 의미하는 결과다. 연구팀은 관측된 CIB를 방출한 별들의 진화 과정에 대해 추가 연구를 할 계획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2010년 한국 정부가 NASA와 맺은 항공우주협약에 따라 CIBER 전자부와 지상전자장비 개발에 참여해 왔다. 연구원의 이대희 박사는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우주 초기의 구조ㆍ진화 연구에 기여하고, 국내 적외선 우주기술을 도약시킬 수 있었다”고 의의를 밝혔다. 천문연 등 CIBER 국제공동연구팀은 지난해부터 기존 카메라보다 감도가 10배 이상 향상된 적외선카메라를 개발하는 CIBER2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김한별 기자 id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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