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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적립, 일요일 공연 … 정읍 샘고을시장 대통령상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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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개장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달 23일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에서 열린 ‘와글와글 시장 가요제’에서 참가자들이 노래자랑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정읍시]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시장중 하나다. 1900년대 초반 형성되기 시작해 1914년 근대시장으로 등록했다. 당초 5일장이었지만 70년대 후반 들어 상설시장으로 바뀌었다. 지학사가 펴낸 『고교 한국지리』에 우리나라 대표 재래시장으로 소개될 정도다.

 100년 역사의 정읍 샘고을시장이 대한민국 최우수 전통시장으로 뽑혔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개최한 ‘2014년 전국 우수 시장 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것이다. 전국에 있는 1500여개 전통시장 중 샘고을·동서(대구)·오동동(창원) 등 세 곳이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됐다.

 샘고을 시장은 긴 역사에 문화·관광을 잘 버무려 쇠락해가는 전통시장에 새로운 지역특화형 모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읍시 시기동 2만1458㎡ 부지에 자리잡은 시장에는 35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신선한 농축산물과 수산물·건어물·의류·잡화 등 생필품을 고루 갖추고 교통도 편리해 정읍은 물론 주변 순창·고창·부안에서도 찾는 전북 서남권의 중심 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정읍시는 먼저 불편한 재래시장의 이미지를 벗어던질 수 있도록 쇼핑객을 위한 편의시설 마련에 힘을 기울였다. 차량 2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을 조성하고 책 400여 권과 영상시설 등을 갖춘 100㎡의 고객 쉼터를 마련했다.

 방문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문화·예술 프로그램도 접목했다. 무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다목적광장을 시장 중앙에 만들었다. 여기서는 매달 2~3차례 문화 행사가 열린다. 정읍이나 전주·서울에서 온 팀들이 각종 공연을 한다. 마술쇼와 밸리댄스도 펼쳐진다. 대학생 치어리더들이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고 패션쇼를 하기도 한다. 이같은 공연이 열릴 때면 500~600명의 손님들이 시장을 찾는다.

 장구·징·꽹과리 등 전통 국악기를 만드는 민속 악기점과 대장간, 뻥튀기 가게 등 색다른 볼거리도 많다. 이들 점포에서는 고객들을 위한 체험 행사도 진행한다. 쿠폰제·회원제 등으로 시장 활성화를 꾀한 것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물품 구입비의 2%를 적립해주는 ‘전통시장 사랑카드’도 전북은행과 제휴해 2011년 도입했다. 재래시장 중 처음 만든 이 시장카드는 현재 3500여 명의 시민이 사용하고 있다.

 쇼핑뿐 아니라 공연을 관람하러 온 방문객들에게 1일 50원씩 적립해주는 마켓 포인트제 또한 눈길을 모은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거래 이론을 가르치고 장사 체험 기회를 주는 ‘경제교실’, 시민과 점포를 연결하는 ‘1인 1점포 1촌 맺기 운동’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샘고을시장은 재래시장 중 드물게 매출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2012년 매출은 415억원으로 2011년(262억원)보다 63%나 껑충 뛰었다.

 김생기 정읍시장은 “앞으로 맞춤형 서비스 교육을 강화하고 가격 정찰제를 확립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100년 전통시장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멋진 볼거리를 만들어 내장산에 버금가는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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