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작가 클로드 시몽 타계… 60년대 프랑스 '누보 로망' 거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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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클로드 시몽이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사망했다고 르 몽드가 9일 보도했다. 91세.

시몽은 1960년대 프랑스 문단을 휩쓴 '누보 로망'의 대표 작가다. 41년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닮은 첫 소설 '사기꾼(Le Tricheur)'을 쓰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며, 60년 발표한 '플랑드르로 가는 길(La Route des Flandres)'로 '누벨 바그'상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그는 '누보 로망'의 거장 반열에 올라섰으며, 프랑스 국내보다 외국에서 더 큰 명성을 얻었다. 81년에 발표한 '농경시(Les Georgiques)'로 85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포로수용소를 탈출한 경험이 있는 시몽은 13년 당시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에서 태어났다. 11세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프랑스 남부 도시 페르피냥의 할머니 집에서 어린시절을 보냈다. 그는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그의 노벨상 수상작 '농경시'는 당시의 참전 경험을 소설화한 것이다. 시몽의 소설은 난해하고 자유 분방한 필체 때문에 프랑스에서도 읽기 어려운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시몽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나는 소설을 쓸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내가 쓰는 것은 단지 나의 체험에서 나온 것이며, 현실을 그대로 복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의 유해는 9일 파리에 안장됐다.

파리=박경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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