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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민주당 텃밭 13곳 중 5곳 앞서 … 미국 ‘여소야대’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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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상·하원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중간선거가 4일(현지시간) 전국에서 치러졌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교회에 설치된 투표장에서 유권자들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전자투표를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의 향배를 결정할 중간선거가 4일(현지시간) 치러졌다.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후반 국정 장악력이 유지될지는 물론, 2년 후 치러지는 대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의원 100명 중 36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 주지사 50명 중 36명이 선출된다.

 3일 워싱턴포스트·뉴욕타임스와 선거예측기관인 네이트실버538모델은 공화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현재 상원의 의석 비율은 민주당 55석 대 공화당 45석이다. 미 언론 등의 관측대로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상원에서 6석 이상을 추가할 경우 지난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민주당의 상·하원 승리에 이어 8년 만에 여소야대가 벌어지며 의회 권력이 공화당에 넘어간다. 2016년 대선도 여소야대로 치러지게 된다.

 공화당의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승리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어 “국민들은 (집권당이 아닌) 다른 방향을 원하고 있고 이는 올해 상원을 바꾸라는 것”이라며 “국민들이 기회를 준다면 우리는 책임 있는 다수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재선한 대통령이 치르는 집권 2기의 중간선거는 ‘집권 피로감’으로 여당이 고전하는 게 관례였다. 이번엔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40% 초반으로, 2006년 중간선거 당시 인기가 바닥이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근접하는 약세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당초 접전 지역으로 예상됐던 13개 주 중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었던 웨스트 버지니아, 사우스 다코타, 몬태나는 공화당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남은 10곳 중 민주당이 선전을 기대했던 켄터키·아칸소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앞선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선 지한파·친한파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지역구에서 고전하며 판세에 영향을 줬다. 친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코커스의 공동의장으로 재선에 도전한 알래스카의 마크 베기치 상원의원은 지역에서 전통적인 보수 정서가 부활하며 쉽지 않은 선거전을 치렀다.

 민주당은 그러나 막판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했다.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 전문지 힐이 정치 전문가 8명에 물은 결과에서도 공화당 승리를 예상한 인사가 5명, 민주당 승리는 3명이었다. 일각에선 박빙 개표가 이어질 경우 접전 지역구인 조지아·루이지애나로 인해 중간선거 승패 확정이 최대 내년 1월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두 곳은 다른 주와는 달리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시 결선 투표를 치른다. 루이지애나에선 새러 페일린 전 부통령 후보 등 티파티의 지원을 받는 롭 매니스 후보가 공화당 표를 갈라 먹으며 다음달 6일 2차 선거로 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조지아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2차 선거를 내년 1월 6일 치른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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