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들이 스스로 평가한 삶의 질이 세계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4일 국내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가구(4007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 아이들의 삶의 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5년마다 진행하지만 삶의 질에 관한 설문은 올해가 처음이다. 9~17세 아동은 직접 면접, 0~8세 아동은 양육자 면접을 했다.
아이들의 삶의 질을 알아보는 척도는 두 가지다. 하나는 '삶의 만족도' 조사로 한국 아동은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에 해당했다. 가장 삶의 만족도가 높은 네덜란드(94.2점)는 물론 한국 바로 위인 루마니아(76.6점)와도 큰 차이가 났다. 아이들의 삶의 만족도를 10점 만점으로 했을 때 6점 이상을 차지하는 비율을 평가해 비교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아동결핍지수'로 아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나 품목 등을 충족하는지를 평가한다. 우리나라 아동의 결핍지수는 53.3%로 역시 OECD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음악·스포츠·동아리 활동 등 정기적인 취미생활 등 대체로 여가활동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송준헌 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장은 "교차분석 결과 낮은 삶의 만족도와 연관성이 큰 항목은 학업 스트레스, 학교폭력, 인터넷 중독 등이었다"며 "우리나라 아동의 삶의 만족도가 낮고 결핍지수도 높은 것은 대체로 학업과 여가의 불균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동의 우울·불안 수준도 높아졌다. 3.6%가 최근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이 중 25.9%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복지부 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동행복 등 취약 부분을 보완해 아동정책 중장기 계획인 '기본계획(2015~2019년)'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혜미 기자 create@joongag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