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2008학년 논술입시' 파문 확산] 서울대 입시안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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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서울대는 지난달 27일 지역균형선발전형.특기자전형의 비율을 늘린 대신 정시모집에서 논술을 강화하는 내용의 2008학년도 입시안을 발표했다.

이 안에 따르면 각각 19%.12%(2005학년도)에 머물던 지역균형.특기자전형의 선발 비율은 30%대로 늘렸다. 정시모집 인원은 2008학년도엔 현행 60%선에서 30%선으로 줄게 된다.

'본고사 부활'논란은 정시모집의 논술을 두고 벌어졌다. 즉 수능성적은 지원자격 기준으로만 활용하는 대신 기존 논술고사에서 탈피한 '통합교과형 논술'을 도입하고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는 게 서울대의 방침이다.

이는 2008학년부터 수능성적이 점수 없이 9단계의 등급으로만 제공되기 때문에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기존의 입학 전형 방식으론 학생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내신 부풀리기' 의혹 등 때문에 학생부 성적을 믿을 수 없다는 불신감도 작용했다.

새 입시안에 대해 일부 교원.학부모 단체는 "사실상 본고사 부활"이라며 "이는 공교육을 파행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능과 내신 대신 난이도가 높은 '통합교과형 논술'이 되면 학교 교육으로 따라가기 어려워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등은 "수능이 자격고사화된 상황에서 서울대의 실질 내신 반영률은 5% 정도"라며 "결국 90% 이상을 차지하는 논술시험이 당락을 결정하는 본고사가 되는 셈"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서울대 측은 통합교과형 논술을 과거 국.영.수 위주의 지필 고사로 보는 것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이종섭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7일 "통합형 논술은 독서 등 기본 소양을 갖춘 학생이면 어렵지 않게 풀 만한 문제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기자 전형 확대와 관련, 특목고 출신들이 우대받는 결과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종섭 본부장은 "2005년 특기자 전형 당시 선발 인원 413명 중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은 43.6%에 불과했다"며 "대다수는 과학고 출신으로 이공계를 지원한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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