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탈북한 북한 여성 공작원이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90여 명의 정보를 수집해 북한에 넘긴 사실이 확인됐다.
김모(45·여)씨는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훈련을 받은 뒤 2011년 9월 위장 탈북했다. 경북 경산시에 정착한 그는 중국 선양(瀋陽) 주재 북한 영사관을 통해 지시를 받고 2012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과 경기도 용인, 강원도 강릉, 충남 당진, 경북 안동·포항 등 전국 각지에 있는 탈북자 92명의 정보를 수집했다. 이들의 모습을 휴대전화에 담기도 했다. 서울역에서 노숙인 모습도 촬영했다.
김씨는 이 같은 정보를 USB에 담아 지난해 7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남북 여자축구 경기 때 신원을 알 수 없는 50대 남성에게 넘겼다. 김씨는 또 탈북자 28명의 정보를 더 수집해 올해 아시안게임 때 북측에 넘기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탈북자 정보를 수집하는 여성이 있다”는 첩보를 받고 추적한 경찰에 검거됐다. 처음엔 경찰에서 “탈북한 뒤 포섭됐다”고 했다가 훈련받은 공작원임을 털어놨다. 경북경찰청은 김씨를 최근 검찰에 넘겼다.
대구=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