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유럽 명품구두 브랜드 '가버' 제조사 아킴 가버 대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독일 명품구두브랜드 '가버' 제조사 아킴 가버 대표가 워킹온더클라우드 압구정점에서 이탈리아산 가죽으로 만든 부츠를 선보이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우승한 독일 대표 선수단 축하 행사에 참가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세련된 가죽 구두가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독일의 대표 구두 브랜드인 ‘가버(Gabor)’ 제품이었다. 이 구두는 오래 신어도 다리가 아프지 않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유명해 핀에어, 체코항공 같은 유럽 주요 항공사 승무원의 공식 구두로도 지정됐다. 가죽 구두 ‘가버’ 브랜드 제조업체 가버사의 아킴 가버 대표가 한국을 찾았다. 그를 만나 가볍고 편안한 구두인 ‘컴포트 슈즈’의 트렌드와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국시장 매출 연 20% 성장 연구개발비 매년 100억원 이달에 한정판 가방 선보여"

-한국을 찾은 이유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6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컴포트 슈즈의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 시장에서 급증하고 있다. 신발 공급량은 올 상반기 아시아에서만 지난해보다 약 15% 증가했다. 그 중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아시아 3대 시장에 속한다. 매출은 매년 20%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보고 생생한 시장조사를 하기 위해 왔다.”

-최근 들어 가버 구두를 찾는 한국 여성이 크게 늘고 있다는데.
“컴포트 슈즈는 예쁘지 않은 신발이라는 고정관념을 깼기 때문이다. 최근 다양한 구두 라인을 선보이며 편안함을 기본으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멋스러움까지 더한 덕에 한국의 많은 여성이 찾는 것 같다.”

-가버 구두는 밑창이 푹신하고 공기가 잘 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버 구두의 특징은.
“먼저 품질 좋은 가죽을 들 수 있다. 걸을 때 구두 가죽이 자연스럽게 접히며 유연성을 지닌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가죽을 제2의 피부라고 생각하고 엄격하게 사용할 가죽을 선별한 결과다. 제품의 80% 이상은 부드러운 가죽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산을 사용한다. 대부분 송아지와 양 가죽을 중심으로 전문 가죽 셀렉터들이 가죽을 고른다. 또 구두를 오래 신어도 다리가 편안하고 푹신한 바닥을 들 수 있다. 구두를 오래 신으면 높은 굽 때문에 발가락 주변으로 체중이 쏠려 발 전체가 아프다. 이를 막기 위해 구두 밑창에 공기주머니를 삽입하는 사케토 공법을 채택했다. 이는 발바닥의 균형을 맞춰 발을 편하게 한다. 구두안감으로는 소가죽이 아니라 땀을 잘 흡수하는 염소가죽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같은 발 크기라도 종아리 굵기에 따라 다른 부츠 제품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는데.
“발 사이즈와 종아리 굵기가 달라 자신에게 딱 맞는 부츠를 찾기 어렵다. 가버는 2006년 업계 최초로 종아리 굵기에 따라 부츠 사이즈를 다르게 했다. 발 사이즈 외에도 종아리 굵기에 따라 다시 S?M?L?XL?Vario의 다섯 가지 사이즈로 나눈다. 발등과 볼 너비에 따라서도 세분화했다. 발등과 볼에 공간적 여유를 둔 G타입과 H타입으로 구분했다.”

-기술 연구개발에 많이 투자하는 이유는 뭔가.
“발이 편하도록 하기 위해 디자인을 버려야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플랫?웨지힐?밀리터리 워커?부츠 등 다양한 디자인의 신발이 있다. 디자인이 세련되고 편안함도 느끼게 하는 것이 가버 구두의 특징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비로 만 연간 100억원을 쓴다. 매년 패션 트레이드 쇼와 박람회에 참석해 다음 해 유행할 의상과 색상을 모니터링한다. 올가을 시즌에는 가버의 기술력과 디자인이 만난 다양한 패턴의 ‘슬립온 신발’이 새롭게 출시했다. 11월에는 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한정판 가방을 매장과 롯데 홈쇼핑에서 판매한다. 이름은 ‘베를린 백’으로 독일의 수도이자 세계 5대 패션도시의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이 이름을 지었다.”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만 홈쇼핑을 통해 구두를 판매하는데.
“어릴 적부터 가버의 창업자인 아버지에게서 ‘백만장자가 아닌 백만 명이 신는 신발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들었다. 이 말이 가버의 기업 철학이 됐다. 톱스타가 신는 화려한 신발도 좋지만 가버는 전 세계 여성이 편안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신을 수 있는 신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더 많은 사람이 쉽게 가버 구두를 만날 수 있도록 홈쇼핑에 구두를 내놓게 됐다.”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베를린 백’, 퀼팅 디자인을 통해 세련미를 더한 ‘앵클부츠’, 구두 밑창에 공기주머니를 넣어 편안함을 살린 ‘페더웨지힐’.(맨 왼쪽부터)

<글=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객원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