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밑줄 쫙 NIE] "중국 옌볜서도 NIE 공부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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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4일 백두산으로 체험 학습을 떠난 박은선 교사(앞줄 가운데 검은색 상의) 와 옌볜 한국국제학교 고등부 1학년. 배경은 눈 덮인 천지.

"이곳 옌볜에서는 한국 신문을 받아볼 수 없어요. 그래서 중앙일보 NIE면 등 신문기사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수업 자료로 쓰는데 학생들이 재미있어 해요."

전교생 208명인 중국 옌볜 한국국제학교(교장 박창배)에 지난 3월 부임해 중.고등학교 전 학년 사회과목을 담당하는 박은선 교사. 본지 NIE 연구위원이기도 한 그는 2월까지만 해도 경기도 양평의 양동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익숙한 것에 안주하기 싫어했던 박 교사는 올해 초 초빙교사 자리가 나자 2년을 기한으로 모험을 선택했다. 한국국제학교는 초.중.고 과정으로 옌볜을 포함해 중국에 6곳이 개설돼 있다. 우리나라 교육부 산하 재외교육기관이어서 우리 교육과정을 따른다. 입학하려면 학생과 학부모가 한국 국적이고, 중국에서 거류증을 받아야 한다. 박 교사는 국제학교에 다니는 한국 학생 대다수가 부모와 떨어져 사는 바람에 방황하거나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례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생각 끝에 그는 학생들이 한국인으로서 긍지를 느끼고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모국에서 하던 대로 수업에 NIE를 적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제 수업 시간엔 학생들의 기가 살아요. 한국과 관련된 시사성 있는 기사를 찾아내 읽히기 때문이죠."

지난 5월 초 노동절 휴일 일주일 동안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조선족과 코리안 드림'이라는 주제로 모둠 학습 과제를 내줬다. 휴일이 끝난 뒤 받아본 과제물들은 한결같이 발로 뛰어 취재한 것이어서 박 교사를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조선족 동포를 인터뷰해 영상 보고서로 제출한 모둠도 있었다.

고등학생들에겐 논술 위주의 NIE 수업을 하고 있다. 중앙일보 NIE면에 실렸던 내용을 미리 읽어 오게 한 뒤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고구려사 왜곡'에 관한 수업이었다.

박 교사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중국을 비판하는 학생들도 있어 균형적인 시각의 중요성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교사는 곧 있을 기말고사를 끝내고 2주 동안 우리 역사 수업과 함께 한국 관련 시사경시대회도 열 계획이다.

조종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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