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내내, 노동계 하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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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한국.민주 양대 노총과 주요 산별노조가 잇따라 파업을 선언하는 등 이번 주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국립.사립대 병원, 지방공사 의료원, 민간 중소병원 노조 등으로 이뤄진 전국보건의료노조(병원노조)는 지난달 30일 총파업 투표를 벌여 8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병원노조는 지난 4월부터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으나 ▶교섭권 제3자(노무사) 위임 문제 ▶사용자 구성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간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병원노조는 지난해에도 장기파업을 벌였다.

전국금속노조는 지난달 29일 산별 중앙교섭과 관련해 사용자 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데 이어 5일 13차 중앙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6일과 8일에 각각 4시간씩 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도 각각 찬성률 77.1%와 82.2%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아시아나 노조는 5일 오전 1시부터 하루 동안 시한부 경고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은 4일부터 항공기 이착륙 전 공항 활주로와 유도로에서 항공기가 이동시 안전속도를 지키는 '준법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도 이번 주에 시한부 파업을 벌인다.

한국노총은 한국노총 충주지부장 사망사고에 대한 정부의 무성의한 대응, 일방적인 최저임금 결정 등이 노정 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있다며 김대환 노동부 장관과 이원덕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의 퇴진을 요구하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한국노총은 7일 하루 동안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10만 명 참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달 30일 회원조합대표자 회의와 지역본부의장단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하고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위원회에도 불참키로 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싸움은 특수고용직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노사 관계 로드맵 싸움의 전초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총파업을 꼭 성사시켜 정부의 노동정책 기조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8일 총파업 집회를 하고, 20일엔 양대 노총이 합동으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기로 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 간의 갈등 현안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사 당사자에게 맡길 방침"이라며 "하지만 정부의 입법을 놓고 파업을 벌이거나 폭력 등 노사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대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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