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소녀는 잊어라 관능의 여인 백설공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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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백설공주가 온다. 프랑스 프렐조카쥬 발레단의 현대발레 ‘스노우 화이트’(사진)가 다음달 14∼16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6번째 무대다.

 ‘스노우 화이트’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는 다른 작품이다. 관능적이면서 잔혹한 분위기가 그림형제의 원작과 닿아있다. ‘스노우 화이트’의 백설공주는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는 순진한 소녀가 아니다. 이제 막 사랑에 눈을 뜬 여인으로, 계모 왕비와 성적 매력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배경음악으로 쓰인 구스타프 말러의 웅장한 교향곡들은 ‘스노우 화이트’의 매혹적인 이야기에 무게를 더한다.

 안무를 맡은 앙줄렝 프렐조카주는 1995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상을 받았던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다. 2009년엔 ‘스노우 화이트’로 프랑스 언론연합에서 문화예술 분야에 주는 ‘글로브 크리스탈’을 수상했다.

 ‘스노우 화이트’의 또 다른 볼거리는 의상이다. 프랑스 브랜드 ‘에르메스’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맡았다. 백설공주의 새하얀 드레스는 고대 그리스의 여신 의상과 아기를 감싸는 포대기를 동시에 연상시킨다. 고티에의 설명에 따르면 “옷이라기보다 천”에 가깝다. 목이 깊게 파인 디자인으로 노출이 많지만, 다리 사이를 감싸는 하얀색 천은 관능적이면서도 순수한 느낌을 동시에 낸다. 또 검정색 왕비의 의상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3∼15만원. 1577-5266.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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