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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1위 부산, 2위 인천 "TV에 좀 나왔으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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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인천 문학경기장에 관중 2만 명이 와도 TV 카메라는 안 온다. 상위권 구단 대접 좀 해달라."(인천 유나이티드 구단)

"중계 여부가 선수단 사기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방송사가 너무 무관심하다."(부산 아이파크 구단)

프로축구 삼성하우젠 K-리그가 전기리그 막바지로 가면서 TV 중계를 놓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송사 전파가 성적과는 상관없이 인기.부자구단에만 쏠린다는 것이다. 리그 1, 2위인 부산과 인천의 중계율은 '하위권'인 반면 박주영의 FC 서울은 13개 구단 평균 중계율(40%)의 세 배다.

◆ "우리도 TV에 좀 나왔으면"=이번 주말에 부산은 전남 드래곤즈와, 인천은 전북 현대와 맞붙는다. 전기리그가 팀당 세 경기 남은 상황에서 우승권을 다투는 경기지만 TV로는 볼 수 없다. 인천은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단 두 경기가 생중계됐다. 녹화중계까지 합쳐도 다섯 번. 22경기의 중계율은 23%다. 부산도 21경기 중 5경기가 방송돼 중계율이 24%다. 반면 FC 서울은 21경기가 27차례 방송을 타 중계율이 129%였다. 같은 경기를 두 군데에서 중계하기도 했다는 뜻이다. 구단 측은 "박주영 마케팅이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선호 축구단 1위로 꼽힌 수원 삼성(67%)마저 압도적으로 제쳤다.

◆ 일부 구단 '물밑 계약'도 원인=구단 간 중계 불균형엔 '중계권 물밑 거래'도 한몫했다. 올 시즌 프로축구 중계권은 KBS가 갖고 있다. KBS는 이를 SBS와 KBS스카이, SBS스포츠와 각 지역방송에 재판매한다. 그런데 올해 초 KBS스카이는 울산 현대, SBS스포츠는 포항 스틸러스와 독점 계약을 했다. 홈경기를 연간 8~10차례 중계해주는 대신 5000만원 안팎의 광고 협찬을 받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울산과 포항의 홈경기 중계율은 각각 70%와 36%다. FC 서울의 경우 명시적인 계약은 안 했지만 관계사인 GS건설의 광고 후원에 힘입어 양 방송사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모 구단은 "방송사에서 제의가 왔지만 구단 방침상 거절했는데 중계에서 밀리니 A보드(경기장 내 광고판) 수익도 떨어진다"고 울상을 지었다.

프로축구연맹은 "규정상으론 문제가 없어 제재할 수 없다. 13개 구단이 '신사협정'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난감해 한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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