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3배 뛴 강남 등 아파트 거래 분석해보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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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 지역에서 가격이 급등한 아파트를 산 사람 10명 가운데 6명은 3주택 이상 보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다주택 보유자의 세금 탈루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이주성 국세청장은 1일 전국 지방국세청 조사국장 회의를 열고 2000년부터 올 6월 말까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소재 9개 아파트 단지의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량 2만6821건 가운데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취득 건수가 1만5761건으로 전체의 58.8%에 달했다고 밝혔다.

분석 대상인 9개 아파트 단지에는 서울 강남구 5개, 송파구 1개, 서초구 1개, 강동구 2개 등이며 대치동 은마.개포우성2차,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 등이 포함돼 있다. 국세청이 집계한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는 기존 3주택 이상을 소유한 사람 외에 이들 지역 아파트를 추가로 사서 3주택이 된 사람도 포함된다.

분석 대상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000년 1월 3억7700만원에서 올 6월 말 현재 10억6500만원으로 5년 새 2.82배(평균 상승금액 6억8800만원)나 올랐다. 특히 대치동 은마아파트 34평은 이 기간에 2억5500만원에서 8억500만원으로, 둔촌동 주공1단지 25평형은 2억7000만원에서 7억원으로, 개포우성2차 45평형은 6억1500만원에서 15억3500만원으로 올랐다.

국세청은 실수요자가 아닌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가수요가 부동산 투기와 가격 급등의 주된 요인으로 보고 조사 인력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전체 인원 1만7000명의 60%에 가까운 9700명을 부동산 투기 조사에 투입했다.

이 청장은 전국 지방국세청 조사국장에게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는 주택 취득.양도 과정에서 세금 탈루가 있었는지를 철저히 검증하라"고 지시했다.

이 청장은 또 "부동산 투기로 이익을 남기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해 ▶당사자와 세대원의 재산취득자금 출처 조사 ▶관련 기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변칙적 사전상속.증여나 기업 탈세자금의 부당 유출에 대한 집중 조사 등을 통해 제대로 내지 않은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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