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홈런 악몽…김병현 5패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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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야구선수들은 "언더핸드 투수들의 공이 가볍다"고 말한다. 언더핸드 투수가 던진 공의 궤적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 흔히 말하는 '볼끝'이 묵직하기 어렵다.

잠수함 투수는 손목의 스냅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공에 회전이 많이 걸린다.

공에 회전이 많으면 그 만큼 반발력이 좋아져 타구가 멀리 나간다. 국내 프로야구 통산 홈런을 가장 많이 내준 투수도 기아의 언더핸드 이강철(한화 송진우와 공동으로 2백3개)이다.

'BK'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또 한번 홈런 때문에 울었다. 김병현은 30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홈 경기에서 홈런 2개를 내주며 5이닝동안 5실점, 시즌 5패(1승)째를 기록했다. 다이아몬드백스는 5-7로 졌고, 김병현의 방어율은 4.00으로 올라갔다.

김병현은 이날 6개의 안타 가운데 5개를 오른손 타자에게 허용했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 한 체인지업과 싱커는 제대로 구사된 반면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 한 직구와 슬라이더는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게 컨트롤됐다.

김병현은 2회초 1사3루에서 6번 토드 홀랜스워드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는 2점홈런을 맞았다.

3회초에는 2사 1, 2루에서 알렉스 곤살레스에게 몸쪽 공을 던진다는 것이 가운데 약간 높은 공이 되면서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허용했다.

김병현은 올시즌 크리스 스타인스(콜로라도 로키스)를 시작으로 션 그린(LA 다저스.2패), 프레스턴 윌슨(로키스.3패), 블라디미르 게레로(몬트리올 엑스포스.4패), 그리고 이날 두방 등 홈런에 울고 있다. 홈런에 대한 대비가 절실해진 김병현이다.

이태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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