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야인시대' 실제 인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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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드라마 '야인시대'의 주인공인 고(故) 김두한씨의 미공개 사진들이 호주에서 공개됐다. 김씨의 애국단 시절 비서실장이었던 호주동포 신기범(66.얼굴사진) 씨가 소장하고 있던 사진으로 호주 시드니한인회관에서 최근 전시회를 열었다.

신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선을 뵌 사진들은 김두한씨와 함께 지낸 시절에 찍었던 30여 점과 이후 김씨 가족들과 함께 찍은 10여 점 등 모두 40여 점"이라며 "처음 공개하는 사진들도 있다"고 말했다.


1963년 백야 김좌진 장군 추모식 때 찍은 사진. 왼쪽부터 신기범(비서실장).김두한.이규갑(김좌진 장군 참모장).김길용(애국단 조직국장).김영태(〃 총무국장).김영진(〃 특별단부단장).

신씨의 사진에서는 김두한의 일등 참모 김영태씨의 모습도 볼 수 있다. 1963년 백야 김좌진 장군 추모식 때 찍은 사진에서다. 김씨의 딸 탤런트 김을동씨도 풍문여고 졸업식 때 찍은 사진에 어머니 이재희 여사와 함께 등장한다.

또 '야인시대'에 등장하는 레슬링 선수 황병관씨를 6.25전쟁 중 부산 피란 시절 사살한 고사장(일명 마사이치)의 사진도 있다. 그가 여수형무소에서 복역을 마치고 애국단 김두한 단장을 찾아 함께 요정에 갔을 때 찍은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사진과 김을동 씨가 소장한 사진을 모아 서울에서 전시회를 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가급적 빨리 방한해 김을동 씨와 협의하겠습니다. 또 단순히 사진들만 전시하기보다는 사진에 얽힌 일화를 소개하고 증언하는 시간도 함께 갖고 싶습니다."

신씨는 서울 전시회의 후원자를 찾고 있다고 했다. 현재 호주 통합노인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신씨는 1966년 5월 31일자 국회의보 14면에 '거인 김두한을 움직인 젊은 엘리트 신기범씨'라는 제목 아래 대서특필될 정도로 유명했던 인물(당시 29세). 김씨가 국회의원이 된 후 수석비서로 일하면서 국회 오물투척사건을 주도하기도 했다.

73년 호주로 이민, 80년 코스트리아사를 설립한 신씨는 서부호주 한인회장.평통자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88년 동포신문인 '호주소식'을 인수해 93년 폐간할 때까지 6년 간 경영하기도 했다. 94년에는 귀국해 스포츠센터를 잠시 운영하다 5년 뒤 다시 호주로 건너갔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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