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가치주>대형주·성장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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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올 상반기 중 주식에 간접투자한 사람들은 어떤 유형의 펀드를 골랐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덩치 큰 대형주를 집중 편입한 펀드들이 저조한 수익을 기록한 반면 중소형주를 많이 넣은 펀드들은 약진했다. 또 정보기술(IT) 등 성장성이 높은 펀드보다는 내재 가치가 높은 종목에 집중 투자한 가치주 펀드가 빛을 발했다. 이는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이 주식편입 비중이 70% 이상인 주식형펀드(설정액 50억원 이상) 중 대형주.중소형주.성장주.가치주의 편입 비중이 가장 높은 펀드를 각각 10개씩 골라 조사한 결과다. 제로인의 이재순 조사 분석팀장은 "펀드 운용사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시가총액이 큰 종목만을 편입하는 전략에서 탈피, 고배당주 등 상승 잠재력이 큰 종목들을 집중 발굴함에 따라 같은 주식형 펀드라도 스타일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펀드에 투자할 때도 주식 투자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유형에 분산해 돈을 넣어야 위험을 줄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중소형주 펀드 약진=시가총액 상위 100위권 밖의 중소형 주식 편입 비중이 큰 상위 10개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5.82%에 달한다. 이는 전체 주식형 펀드 3개월 평균 수익률(2.51%)의 두배를 웃도는 성적이다. 이들 10개 중소형주 펀드의 최근 6개월 및 1년 간의 수익률 역시 30.35%와 52.76%로, 대형주.중소형주.성장주.가치주 등 네가지 스타일의 펀드 중 가장 높았다. 이중 설정액이 1000억원이 넘는 한투운용의 '탐스 거꾸로 주식 A-1'의 경우 1년 수익률이 무려 65.47%에 달했다.

반면 대형주 편입 비중이 큰 상위 10개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02%에 그쳤다. 은행 정기예금 이자 수준의 부진한 성적이다. 대형주 펀드의 6개월 및 1년간 수익률 역시 각각 14.16%와 21.19%로 전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6.97%(6개월)와 25.77%(1년)에 못미쳤다.

◆ 가치주 펀드 득세=성장주 펀드와 가치주 펀드 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최근 3개월간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가치주 편입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55%에 달해,성장주 펀드(3.33%)를 앞질렀다. 특히 운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두 스타일 펀드 간의 수익률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을 따질 경우 가치주 펀드는 26.85%였던 반면 성장주 펀드는 15.72%에 그쳤다. 최근 1년간 수익률은 가치주 펀드가 44.47%에 달해 성장주 펀드 실적(22.97%)의 두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펀드를 골라 투자하는 재미가 커졌지만, 그만큼 펀드 선택의 고민도 커진 셈"이라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 소형주 주가 상승률 종합주가지수의 네 배

올해 상반기엔 시가총액 300위 아래 소형주들의 주가 상승률이 시장 평균 상승률을 무려 네배 이상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가 올해 1월3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집계한 '상반기 증시 결산'자료에 따르면 소형주의 상승률은 평균 47.32%에 달해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 11.03%)보다 4.3배나 높았다.

중형주(시가총액 기준 101~300위 종목)의 상승률 역시 34.91%를 기록,시장 평균 상승률보다 3배 높았다. 반면 대형주 지수(시가총액 기준 1~100위 종목)는 10.63% 오르는데 그쳐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에 못미쳤다.

업종별로는 의약품이 47.05% 올라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이어 건설업(34.77%).의료정밀(34.26%).섬유의복(33.72%) 등도 30% 이상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철강금속의 상승률은 -0.07%, 통신업은 -2.95%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종목별로는 중형 종목인 동서산업이 지난해 12월 30일 1만1400원에서 지난 28일 9만5900원으로 무려 741.23%나 올라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이어 영진약품공업(387.80%).오리엔트(363.11%).남선홈웨어(357.14%).대호에이엘(304.84%).에스씨에프(298.03%) 등 상승률 상위 10위권 종목을 중소형주가 휩쓸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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